“불안감에 주관적 건강상태 악화”…코로나로 인한 근로환경 변화

“불안감에 주관적 건강상태 악화”…코로나로 인한 근로환경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근로자의 주관적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경향을 보였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돼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취업자 5만명을 대상으로 유해·위험 노출 정도 등 130여개 노동환경을 조사해 '제6차(2020~2021년)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제6차 근로환경조사는 2020년 10월부터 작년 4월까지 조사가 시행돼,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국내 노동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준다.

조사 결과 △13개 유해·위험요인 노출 △노동강도 △노동시간 △폭력·차별 등 4개 부문은 제5차(2017년) 조사 대비 대체적으로 감소했다.

노동시간의 4분의 1 이상이 유해·위험요인(13개)에 노출됐다는 비중은 모든 요인에서 감소했다. 소음은 2017년 21%에서 2020년 15%, 간접흡연은 13%에서 5%, 통증유발자세는 51%에서 38%로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동료와 상사 지지'와 '업무재량권'은 제5차 조사 대비 근로환경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동료 도움·지지는 2017년 69%에서 2020년 60%, 상사 도움·지지는 64%에서 58%로 각각 줄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및 거리두기 문화로 인해 소통이 적어진 점과 개인화와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주관적 건강상태를 '좋은 편'이라고 응답한 취업자 비중은 감소 2017년 73%에서 2020년 69%로 감소했다. 만성질환, 근골격계질환, 두통·눈 피로, 불안감, 전신피로, 수면장애 등 건강 상태 관련 문항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이 대체로 증가했다.

특히 임금근로자보다는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임시·일용근로자가 일자리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주관적 건강 상태도 다소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은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실시한 유럽 근로환경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코로나19로 인한 유럽 근로환경 변화에 대한 비교 분석과 산업재해 감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