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원전 생태계 부활 과제

류태웅 산업에너지환경부 기자.
<류태웅 산업에너지환경부 기자.>

“중단됐던 원자력발전소 공사가 재개되면 원전 생태계도 활력을 되찾지 않을까요.”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 당선인이 탈원전 백지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원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전 생태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부침을 겪었다.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7000억원 이상 투자됐지만 2017년에 공사가 중단됐다. 2030년 이전에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0기는 가동 중단에 내몰렸다. 대표 기업인 두산중공업과 협력사 등은 매출 타격은 물론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 이후 3년 만에 국내 원전산업 매출액이 24.5% 감소했다고 밝혔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 기기 제작과 건설, 운영 분야에서 일부 협력사 폐업 등 원전 생태계가 축소됐다”면서 “우리나라 원전산업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도 원전업계는 활로를 모색했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중심으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 SMR는 경수로, 중수로, 고속로, 고온로 등 다양한 중소형 원전을 통칭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뉴스케일은 경수로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노형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에 지분을 투자해서 협력을 강화하고, 올해 초도호기용 원자로 모듈 주단소재 및 2023년 주요 기자재 제작에 착수할 계획이다.

SMR 전망은 밝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SMR 시장은 오는 2035년까지 약 390조원에서 6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나가는 선진국과 달리 작년 10월에서야 5932억원 규모의 SMR 기술 개발 사업을 예비타당성 대상에 선정, 지원에 착수했다.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쯤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공약대로 SMR 실증과 상용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등 계획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원전 확대에 비례해 불거지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윤 당선인이 기술 진보 등을 이유로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 대해 낙관한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자칫 이 문제에 소홀히 할 경우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후손에게 전가한다'는 원전 반대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원전 생태계 자력갱생은 정부 정책에 좌우된다. 한 번 무너진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최소 3~4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원전 생태계가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정책이 문재인 정부 내내 국정을 발목 잡은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부침 없는 원전 생태계는 반대 진영을 아우르고 설득하는 '통합'과 '관용' 정치에 달렸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