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목성 달 표면 가득 메운 칼자국...'물이 새겼다'

우주를 메운 천체는 각자 개성 있는 겉모습을 지닌다. 그리고 이는 각 천체가 가진 성질을 유추하는 기반이 된다. 쉬운 예로 우리는 달에 곰보 자국처럼 무수히 피어난 분화구를 보고 지구와 달리 풍화작용이 일어나지 않음을 파악할 수 있다. 겉모습, 그리고 그 생성원리가 그 자체로 연구 대상이 된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표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표면.>

목성이 가진 위성 '유로파'의 특히 개성 넘치는 외모는 궁금증을 부른다. 유로파는 매끈한 흰색 배경에 크고 작은 갈색 선이 마치 '칼자국' 흉터 모양으로 사방팔방에 나 있다. 백옥같은 피부에 난 흠이다. 유로파는 표면이 얼음으로 이뤄진 곳인데, 갈색 흠이 어떻게 이를 뒤덮게 됐는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이 없었다.

최근 이를 설명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더스틴 슈뢰더 교수팀은 지난 20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로파 표면 '이중 능선(double ridges)' 구조에 대해 밝혔다. 땅이 알파벳 'M' 모양으로 긴 선을 이루며 솟아올랐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설명하는 원리는 이렇다. 얼음 지각에 모종의 이유로 균열이 생기면 이것이 표면과 지하를 잇는 통로를 이루고, 아래에 압축돼 갇혀있던 물이 솟아오른다. 그러나 이내 외부 낮은 온도 탓에 통로 채로 물이 단단하게 재동결되고, 주변부의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위로 물이 쏠리게 된다. 결국 해당 부분 지각이 압력을 못 이겨 솟아오른다. 이 작용은 균열을 따라 긴 선을 이루며 이어진다. 위에서 보면 재동결 부분을 중심으로 M자 모양으로 솟아오르게 된다.

유로파 표면 이중 능선 형성과정.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유로파 표면 이중 능선 형성과정.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연구팀은 지구 내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린란드의 이중 능선도 이렇게 압축된 물이 상승과 동결을 반복하면서 형성된다. 같은 원리다. 차이가 있다면 유로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유로파 표면 능선 높이는 300m, 길이는 수백㎞에 이를 정도다.

연구팀의 이런 원리 예측은 '유로파에 물이 있다'는 것이 전제다.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로파는 예전부터 물이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20~30㎞ 두께 얼음 밑으로는 깊이가 100㎞를 넘는 바다가 펼쳐져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2016년 9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이와 관련해 중대 발표를 하기도 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유로파 표면 수증기 기둥 분출을 확인했다. 이런 기존 연구를 토대로 유로파 표면 개성 넘치는 형상을 설명하는 연구가 나올 수 있었다.

유로파는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데, 상당 부분을 곧 걷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2024년 NASA가 유로파 탐사선인 클리퍼를 발사하게 된다. 6년 뒤 목성에 도착해 유로파에 근접 비행한다. 그동안 인류가 한 추측과 이론 수립, 허블 망원경의 수증기 관측이 사실인지 파악하는 중대 임무를 가지고 우주로 향한다.

이는 지구 밖 생명체 존재를 파악하는 기반도 된다. 물의 존재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SF 소설가 아서 C 클라크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속편 '2010'에서 유로파를 또 다른 생명체가 피어난 곳으로 묘사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