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 급랭에 발목잡힌 SK쉴더스, 다음 선택은

금융 시장 급랭에 발목잡힌 SK쉴더스, 다음 선택은

SK쉴더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증시환경 악화, 고평가 논란 등 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기업공개(IPO) 전략을 둘러싼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SK쉴더스는 금융감독원에 기업공개(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SK쉴더스는 “IPO 과정에서 대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등 펀더멘털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철회 배경을 밝혔다.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선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 주식을 배정하지 않았고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실시 이전이라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SK쉴더스는 상장을 철회하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 시점에 상장 추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쉴더스의 전체 공모주식 수는 2710만2084주로,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1000원에서 3만8천800원, 공모금액은 8402억원에서 1조516억원으로 책정됐었다. SK쉴더스는 앞서 3~4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막상 수요예측 이후 공모 경쟁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모가가 2만5000원선까지 대폭 하향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증시환경 악화, 고평가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SK쉴더스의 높은 구주매출 비중(46.6%)은 일찌감치 투자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 사이버보안 기업을 비교기업군에 넣으며 평가 시가총액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기관투자가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다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SK쉴더스가 SK스퀘어 자회사 가운데 첫 IPO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게 됐다. SK쉴더스 뒤를 이어 원스토어, 11번가,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의 IPO가 대기중이다.

SK쉴더스의 선택이 SK스퀘어 자회사 IPO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공모가 밴드를 유지하기엔 외부 환경이 녹록지 않다. 구주매출, 공모가 조정 등을 통해 투자매력도를 높이는 방안 또한 쉽지 선택이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은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이 6개월 안에 상장을 완료해야만 한다고 명시돼 있다. SK쉴더스의 예심 통과일은 3월 31일이다. 이를 기준으로 9월 내 상장을 완료하지 않으면 연내 IPO가 쉽지 않다. 연내 IPO를 추진하려면 늦어도 7월 말까지는 기업 가치를 재산정해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SK쉴더스는 “IPO 과정에서 투자자가 높게 평가한 사이버보안, 융합보안 등 회사의 성장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SK쉴더스 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