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마지막 퇴근길… “난 행복한 대통령”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 제공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지지자들 앞에서 감사인사를 남겼다. 그러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행복감을 함께 표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 앞에서 “시민들께서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했다. 여러분 덕분에 나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서울역 앞을 메운 채로 문 전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각종 응원 플래카드도 준비했고 문 전 대통령의 상징인 파란색 모자나 마스크도 착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공식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나”라고 돌아봤다.

또한 “내가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것을 섭섭해하지 말아달라”며 “몸은 얽매일지 모르지만 마음과 정신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울산(통도사)역에서도 문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문 전 대통령은 KTX를 타고 울산역에 내린 뒤 무사히 임기를 마친 공을 지지자들에게 돌렸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행복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이제 자유인이다. 이제 해방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퇴임 이후 삶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문 전 대통령은 “약속한 대로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왔지만 훨씬 부유해졌다. 나이도 더 먹었고 서울에 있는 동안 반려동물도 늘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앞으로 반려동물들을 잘 돌보면서 아내와 함께 농사도 열심히 짓고 마실도 다닐 것”이라며 “동네 주빈들과 막걸릿잔도 나누고 이웃인 통도사에 자주 놀러 다니면서 주지 스님 성파 종정 스님이 주는 차도 얻어마시겠다”라며 웃었다.

더불어 “가까운 성당에 다니기도 하면서 아내와 함께 아름답게 잘살아 보겠다. 새롭게 시작할 또 다른 삶이 너무나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어 “잘 지켜봐 달라. 그리고 끝까지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