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업기술 R&D 메가 프로젝트 추진…20년 넘은 예타도 바꾼다

기술·인력·보급 사업 하나로 묶은 '턴키' 방식
'목표지향형'과 '미래선도형' 사업으로 나눠
예타 조사 기준 500억서 1000억원으로 늘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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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대폭 개편하는 '산업기술 메가(Mega)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국가 난제 해결을 위해 기술 개발·인력 양성·보급 사업을 하나로 묶은 '턴키' 방식으로 대규모 R&D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제도 수립 후 20년간 변화가 없던 예비타당성 조사도 대폭 개편한다.

16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목표 지향형 및 선도형 '산업기술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탄소중립, 디지털전환 등 세계 경쟁 환경 변화에 산업기술 R&D가 적기에 대응하고 파급력이 높은 R&D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다.

산업부는 구체적으로 '목표지향형'과 '미래선도형' 사업으로 나눠 산업기술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목표지향형 프로젝트는 디지털전환, 경제안보, 공급망 안정화 등 다양한 국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표지향형 사업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민관 합동으로 메가 프로젝트 위원회를 구성해 테마 발굴에서 전반적인 사업 관리까지 수행한다. 기술 개발과 기반 구축, 표준화, 사업화 등을 아우르는 통합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턴키' 방식 예산 지원도 추진한다.

미래선도형 프로젝트는 5~10년 시계를 목표로 미래 산업 판도를 바꿀 '파괴적 혁신 R&D'를 기획하는 것이 목표다. 새 방식으로 제품·서비스를 구현하는 혁신 아이디어(테마)를 발굴하고 상세 기술 등은 연구 수행자가 직접 제안한다. 산업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방식을 산업기술 R&D에도 본격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탄소중립, 감염병 예방 등을 주제로 목적지향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기술 개발만으로 끝나지 않고 사업화와 보급까지 다 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내후년부터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1999년 신설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 금액인 500억원(총 사업비 기준)을 1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목적지향형 R&D에 대해서는 별도 심사체계를 갖추고 첨단전략기술 분야 R&D는 예타면제 대상에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산업기술 메가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부 R&D 제도 대상을 확대하면서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제도를 개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예타 제도 신설 당시 정부 R&D 예산은 약 3조3700억원이었지만 올해 정부 R&D 예산은 약 29조8000억원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예타 대상 금액은 23년간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R&D 전문가도 세계적으로 산업전략 대응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예타와 현행 정부 R&D 제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장석인 한국공학대 석좌교수는 “미국, 독일, 영국 같은 선진국도 최근 산업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한 영역을 지정해 국가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부분을 놓치면 선진국에 뒤지고 중국에 추격 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경제안보나 국가전략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경제성이 어느 시점을 지나 나타나는데 현행 예타 조사에서는 잘 파악이 안 된다”면서 “국가전략이나 경제안보상 목표지향적이라고 합의된 부분에 대해서는 예타 형식을 건너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