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테라(UST)·루나(LUNA) 사태의 교훈<상>

[블록체인 칼럼]테라(UST)·루나(LUNA) 사태의 교훈&lt;상&gt;

1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라(UST)와 루나(LUNA)가 디페깅(가치 붕괴)된 후 약 58조원이 증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테라와 루나는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 시가 총액에서도 상위권에 등재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상자산이었다. 테라는 1달러와 연동되는 가치 안정화 코인(스테이블코인)인 만큼 그것을 믿고 투자한 개인투자자 및 벤처캐피털(VC)의 손실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뱅크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긴축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대형 투자자의 매도가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테라와 루나는 무엇인가.

테라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치 안정화 코인, 이른바 스테이블코인이다. 테라의 경우 1달러는 1테라와 가치가 연동되는 목적으로 발행됐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법정화폐를 담보로 발행되는 종류를 예로 들 수 있다. 해당 종류의 대표적인 가상자산은 테더(USDT), 유에스디시(USDC) 등이 있다. 중앙화 방식과 탈중앙 방식으로 나뉘기도 한다. USDT의 경우 예치된 법정화폐 자산이 신뢰할 수 없는 중앙화 방식이다. 일종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예치된 법정화폐 보유량을 공개하는 탈 중앙 방식은 USDC로 구분할 수 있다.

두 번째 종류로는 가상자산을 담보로 가치가 안정화되는 다이(DAI)가 대표적이다. 이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가치가 보존되기 때문에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에 비해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가 바로 테라가 대표적으로 적용한 '알고리즘 기반' 가치 보존 종류다. 알고리즘 방식의 스테이블이란 공급과 수요를 조절해서 가격을 보존하는 것이다. 테라의 경우 루나를 담보로 가치가 안정화된다. 이 과정을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테라 가격이 하락할 경우 투자자는 테라를 예치하는 대신 1달러 가치에 상응하는 루나를 리워드로 받는 일종의 차익 거래로 연 기준 17~20% 상당의 이자 수익(APY)을 얻고, 테라 유통량을 줄여서 가치를 보존하도록 설계돼 있다.

다이 또한 가상자산을 담보물로 적용해 테라와 방식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테라는 가치가 불안정하고 발행량에 변동성이 심한 루나라는 담보 매개체를 통해 가치를 보존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실물 자산의 예치금과 유동성이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고, 그것은 시장 전체 유동성이 하락한 상황에서 디페깅이 될 수밖에 없는 사태를 낳았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최근 루나 사태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가상화폐 및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동향을 검토하며, 관련 법 제정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중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 및 국제결제은행(BIS) 등 글로벌 논의 동향을 고려해 가상자산사업자 검사, 제재 등 조직 확대를 통해 디지털자산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오는 2024년에는 시행령 등 하위 규정을 마련해서 법 시행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wblee@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