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GIST 블록체인지능융합센터, AI 기반 블록체인 혁신기술 개발 선도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 블록체인지능융합센터(센터장 이흥노·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신시장 선점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AI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과 융합을 통해 실물 세상과 디지털 세상을 잇는 혁신적인 연구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실물 세상에서 디지털 세상으로의 관문은 카메라, 분광기, 위치측정 등 각종 센서가 담당한다. 센싱한 정보를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하며 안전한 방법으로 AI에 기반한 최적화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센터 핵심기술이다. 센터는 분광기, 새로운 합의 프로토콜 '월드랜드(WorldLand)', '이더리움 레이어(Layer) 2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사업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블록체인지능융합센터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초연결·신산업 분야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블록체인지능융합센터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초연결·신산업 분야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분광기

분광기는 파장에 따른 빛의 세기를 측정하는 기구다. 물질을 통과하거나 반사된 빛의 특성을 분석해 다양한 연구·산업 분야에 활용한다. 하지만 높은 가격, 큰 부피, 숙련된 조작이 필요하다는 단점 때문에 실생활에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센터 연구팀은 분광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광기에 수학적 방법을 활용해 크기는 작지만, 고해상도 분광기를 개발 중이다. 필터 배열 방식의 분광기는 필터를 상보형 금속산화물 반도체(CMOS)·고체촬상소자(CCD) 센서 위에 집적해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간단한 방식은 분광기 크기를 격자 기반 분광기에 비해 훨씬 작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CMOS·CCD 센서 위에 집적할 수 있는 필터 개수가 물리적으로 제한돼 있다. 따라서 필터 개수에 따라 해상도가 결정되는 필터 배열 분광기는 해상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GIST블록체인지능융합센터 분광기. 랜덤필터 배열과 CMOS 이미지 센서(왼쪽)와 소형 계산 분광기 컨셉(가운데), 측정된 분광 신호 단색 이미지.
GIST블록체인지능융합센터 분광기. 랜덤필터 배열과 CMOS 이미지 센서(왼쪽)와 소형 계산 분광기 컨셉(가운데), 측정된 분광 신호 단색 이미지.

연구팀은 특정 파장 범위의 빛만 감지하도록 제작되는 밴드 패스 형태 광학 필터와 달리 하나의 광학 필터가 여러 파장 영역의 빛을 감지하는 랜덤 필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서로 상관도가 낮은 랜덤 필터를 활용하면 넓은 파장 대역 빛의 정보를 적은 수의 필터로 측정할 수 있다. 측정된 정보는 압축 측정된 정보로서 수학적 계산을 통해 고해상도로 복원할 수 있다.

실제 랜덤 필터를 배열로 설계·제작했다. 랜덤 필터 36개를 배열 형태로 만들었으며 이 배열을 CMOS 이미지 센서 위에 부착해 500~850㎚ 파장 대역 빛의 세기를 측정했다. CMOS 이미지 센서를 통해 측정된 36개 빛의 세기를 수학적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500~850㎚ 파장 범위에서 1㎚ 해상도 분광 정보로 복원했다.

새로 제작한 분광기가 작고 가벼워 간단한 발광다이오드(LED) 검사, 색감 분석 등을 위한 휴대용 분광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웨이퍼 증착 공정을 통한 필터 배열 대량 생산이 가능함에 따라 고성능 소형분광기를 낮은 가격에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2차원(D) 공간정보와 분광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는 초분광 이미징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카메라는 빨강, 초록, 파랑 세 가지 분광 정보를 제공하는 반면에 초분광 이미징 장치는 수백의 분광 정보를 제공해, 지질 탐사, 문화재 조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랜덤 필터 배열, 마이크로렌즈 배열, 수학적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스냅샷 형태의 분광 이미징 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 형태로 탑재 가능한 초분광 이미징 장치를 선보일 방침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자가 피부진단, 식품 신선도 파악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월드랜드(WorldLand)

지금까지의 인터넷은 정보 공유 플랫폼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인터넷을 전 세계 시민이 모여 살고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메타버스로 탈바꿈할 수 있다. 제삼자가 거래를 중재할 필요가 없어지는 메타버스 환경으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비전을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 혁신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의 알고리즘, 가상머신, 개인과 개인(P2P) 네트워킹은 블록체인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다. 현재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합의 알고리즘을 개선해 확장 가능하고 안전하며, 분산된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추구하는 것과 합의 및 가상 머신에 사용되는 암호화 기본 요소를 업그레이드해 양자 내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WorldLand 프로토콜.
WorldLand 프로토콜.

연구팀은 '월드랜드(WorldLand)'라는 새로운 합의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월드랜드 합의 프로토콜은 △검증 가능한 동전 던지기 함수(VCT)에 기반한 자체 선출 기술 △새로운 계산 증명(PC) 두 가지 주요 부분으로 구성된다.

월드랜드는 오류정정부호 작업증명(ECCPoW)으로 알려진 자체 개발 기술에 기반한다. ECCPoW에 양자 내성을 추가하고 에너지 소모에 따른 환경 문제를 해결해 PC 합의 프로토콜을 완성하는 것이다. 가상 머신의 중요한 구성 요소도 향상시키고 타원곡선 암호화는 양자 내성 암호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 및 커뮤니티는 이더리움 2.0을 지분증명(PoS) 시스템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월드랜드 합의 프로토콜은 이더리움 2.0에 기여하기 위해 PoS 옵션을 포함한다. PoS 옵션을 적용하면 p2p 노드 풀의 진입장벽을 조절할 수 있다. 보안, 확장성 및 에너지 소비 문제 간에 전략적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연구팀은 월드랜드 프로토콜 스위트를 이더리움 이스탄불과 같은 기존 오픈소스 버전으로 개발하고 있다. 검증 및 테스트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모든 프로젝트 결과는 오픈소스 코드와 출판물을 통해 지구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올해 2월에 이더리움재단으로부터 학술연구프로젝트(AGP)를 제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WorldLand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WorldLand 네트워크를 만드는 연구 프로젝트 안을 만들어 이더리움 재단에 제출하였다. 이 제안서는 이흥노 교수랩 홈페이지 퍼블리케이션 섹션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레이어(Layer) 2

개인 데이터 자율성을 추구하는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분산화 및 저장, 소유권을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인 웹3.0 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플레이투언(P2E), 디파이(DeFi), 메타버스, 시티코인 등 다양한 서비스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정보의 탈중앙화 정신을 추구하는 서비스를 '탈중앙화 서비스(dApp)'라 부른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은 거래 내용에 코드를 올릴 수 있는, 즉, 스마트 컨트랙트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 dApp 수가 전체 75%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교원 창업기업 리버밴스 레이어2 플랫폼 서비스 개념도.
교원 창업기업 리버밴스 레이어2 플랫폼 서비스 개념도.

모든 기술이 완벽할 수는 없다. 이더리움 역시 사용자 폭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예로 많은 거래량으로 인한 거래 완료에 걸리는 시간, 혼잡성, 수수료 증가 등 문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는 블록체인의 근원적인 확장성 트릴레마로부터 야기된다. 세계적인 블록체인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은 “확장성, 분산성, 보안성이 모두 우수한 블록체인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사용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초당 거래수, 즉 확장성 요소를 주요하게 만들 경우, 보안성 요소가 약화되 암호화폐 해킹 등의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반대로 특정 집단의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분산성 요소를 주요하게 만들 경우 초당 거래수, 즉, 확장성 요소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수많은 개발자가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중앙 집중형 탑다운 방식을 추구하는 이더리움 2.0, 또는 하위의 레이어(Layer) 2 기술개발을 통해 Layer 1의 이더리움과 소통하며 해결하려는 버텀 업 방식 등이 있다.

교원 창업기업 리버밴스 레이어2 기술 생태계 마스터 플랜.
교원 창업기업 리버밴스 레이어2 기술 생태계 마스터 플랜.

연구팀은 시장에서의 수요에 의해 자연 발생하는 버텀 업 방식의 Layer 2 연구개발 방향에 따라 새로운 합의 알고리즘에 기반한 이더리움 Layer 2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부호이론적 특징을 활용한 검증가능 연산(VC) 합의 알고리즘 개발 △브리지(Bridge) 구조 기반의 복합체인 연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 VC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간단하지만 안전한 합의 알고리즘을 추구하고 기존 작업 증명 방식, 즉 지분증명(PoS) 및 작업증명(PoW) 대비 높은 보안성, 탈중앙성 및 낮은 에너지 소모의 특징을 갖는다. 브리지 구조에서의 보안성 개선을 통해 특정 노드에 집중되지 않는 분산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센터는 교원 창업기업 리버밴스(대표 이흥노)를 설립해 이더리움 ECCoW 메인넷을 만들어 시범 운용하고 있다. 메타버스 구현에 꼭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 유치와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