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음저협이 고소한 OTT '불송치'…저작권 갈등 변곡점

경찰 "저작권 침해 보기 어려워"
남은 3개 고소건도 불송치 가능성
음저협 "저작권료 내라" 입장 강경
양측 법적 갈등 장기화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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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 대해 불송치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저협과 OTT 간 저작권료 갈등에 변곡점이 될지 관심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웨이브 상대 음저협 저작권 침해 혐의 고소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고의적인 저작권 침해 건으로 보기 어렵고 양측이 협상으로 저작권료를 책정할 수 있는 점을 고려, 민사소송이 보다 적합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 불송치 결정은 다른 OTT 고소 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음저협은 웨이브, 티빙, 왓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4개 OTT 사업자 상대 저작권 침해 협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티빙, 왓챠, 카카오엔터에 대한 경찰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저작권 침해라는 동일한 상황과 혐의라서 불송치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음저협은 경찰 불송치 결정에도 강경한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OTT 상생협의체 운영 결과에 따라 개정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유권해석까지 냈지만 OTT 사업자가 저작권료 계약에 불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유권해석이 나온 뒤 OTT 요구로 단체협상에 임했지만 과거와 동일한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협상은 결렬된 상태”라며 “OTT가 징수규정에 따라 적법한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권리자 입장은 변함없다”고 역설했다.

OTT 업계는 단체협상 결렬 이후 일부 사업자가 음저협 요구대로 개별협상 공문을 송부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협상 요청에도 경찰에 고소한 4개 사업자 대상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일방적이고 틀린 입장만 발표, 갈등 골은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저작권료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경찰 불송치 결정은 양측 협상을 염두에 둔 결정이지만 양측이 기존 주장을 반복하면서 협의에 따른 해결 가능성은 낮다.

여기에 음저협이 경찰의 웨이브 고소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면 조사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체부와 OTT 간 행정소송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연내 해결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경찰, 음저협이 고소한 OTT '불송치'…저작권 갈등 변곡점

문체부와 OTT 간 행정소송은 1년 이상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웨이브, 티빙, 왓챠가 같은해 3월 KT(시즌), LG유플러스(U+모바일tv)가 각각 문체부 상대 음저협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승인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았다. 내달 서울행정법원이 추가 변론기일을 예고한 가운데 선고일이 지정될지 관심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음저협 경찰 고소는 저작권료 지급 시기를 앞당기거나 기업 압박용으로 OTT와 저작권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양측 갈등이 형사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낮고 새로 민사소송을 시작할 경우 문제해결은 더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