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줄고 재고 쌓이고… 세계 노트북시장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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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노트북 시장이 수요둔화 속 재고까지 쌓이면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하반기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재고 부담이 늘면서 업계는 공급량까지 줄이고 나섰다.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 노트북 업계에 새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해졌다.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고객이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고객이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1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노트북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6% 감소한 약 4510만대로 예상된다. 4분기 역시 작년 동기 대비 45.6% 줄어든 약 4080만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패널 출하량은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도 적을 것으로 보여 업계 고민이 커진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예상 출하량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9.6%, 20.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출하량 감소는 기저효과와 함께 노트북 수요 둔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글로벌 노트북 패널 출하량은 7227만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노트북 수요가 늘면서 업체들도 완성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였다.

수요 줄고 재고 쌓이고… 세계 노트북시장 '암울'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노트북 수요가 둔화하면서 패널 등 부품 시장도 위축됐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은 6800만대를 기록, 전년 대비 1% 역성장하며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역시 각각 7%, 15%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노트북 교체가 상당수 이뤄진데다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이 점차 해제되면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재고 물량이 늘어나면서 하반기 외형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교 등 신학기 시즌이 시작되면서 성수기에 진입하지만, 재고 소진이 우선인데다 수요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공급량을 늘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세계 노트북 시장은 수요 둔화 속 공급과잉에 따른 재고 부담, 인플레이션 등이 겹치면서 3년 만에 출하량 2억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세계 시장 규모를 작년 대비 18.8%가량 줄어든 1억9500만대로 전망했다. 연초만 해도 2억2200만대로 예상했지만 10% 이상 하향 조정하면서 코로나19 유행 이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서 고객이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서 고객이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노트북 업계는 신학기, 연말 특수를 노려 재고가 집중된 중·저가형 제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게이밍 노트북이나 슬림 노트북 등 프리미엄 비중을 높여 수요 둔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인텔과 AMD가 내놓는 신형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제품을 앞세워 내년 초부터 수요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무용 노트북 시장이 여전히 성장세에 있지만 전체적인 수요 둔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