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유통칼럼]새로운 비즈니스 물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미국 포브스지는 올해 크리에이터가 만들어 낼 시장 규모를 1042억달러(약 145조원)로 예측하고 매년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온라인 플랫폼 활용이 증가하면서 크리에이터 생태계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 동영상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2020년 기준 연평균 1억원 초반대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상위 1%의 평균 매출은 12억7035만원에 이르렀다.

경쟁이 치열해진 플랫폼 업계에서는 양질의 콘텐츠와 크리에이터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생존을 위해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 두는 록인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거대 플랫폼들도 다양한 정책과 아이디어로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합류했다.

메타는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스쿨'을 운영하고, 크리에이터의 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제공하고 있다. 틱톡은 교육, 패션, 푸드, 운동 등 13개 카테고리 전문 크리에이터 발굴과 성장을 돕기 위한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매월 주어지는 미션을 달성하는 크리에이터에게는 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성장을 위한 집중 케어, 광고, 협찬 등 활동을 장려한다.

네이버는 '창작하며 돈을 버는 플랫폼'(C2E)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플랫폼 전반에 걸쳐 텍스트·동영상·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고, 이로 말미암은 보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기업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 신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레거시 기업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 경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란 자신의 창작물을 기반으로 수익을 올리는 전체 산업을 지칭한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버·인플루언서는 물론 가수, 작가, 디자이너, 예술가 등 뭔가를 만들고 창작하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 1인 미디어 성장과 더불어 대중적 용어로 자리 잡았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성장하는 데는 유튜브의 영향이 컸다.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되면서 그 영향력과 수익은 커졌고,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시장에 진입했다. 공급자가 많아지니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요자도 증가했고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인터넷시대 제3의 물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보고서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요 투자 대상이 되었으며, 전망도 밝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즘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화두는 '탈중앙화'와 '개인 창작 콘텐츠'를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인터넷 '웹 3.0'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은 두 번의 크나큰 변화가 있었다. 초기 인터넷은 콘텐츠 제공자가 정보를 제공하면 이용자는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단계인 '웹 1.0'으로, 뉴스나 논문 등을 검색하고 읽는 것 정도만 하는 공간이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라디오, 텔레비전, 신문, 잡지, CD, 카세트와 같은 주류 미디어 플랫폼에만 의존했다. 그러다 아마존,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등과 같은 플랫폼 등장에 힘입어 '웹 2.0'으로 진화했다. 개인도 콘텐츠를 제작해서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동시에 크리에이터의 수익원도 더욱 다각화되었다. 또한 주요 액세스 포인트가 휴대폰이기 때문에 매년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온라인에 접속하고 온라인에서 돈을 지출하기 때문에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도 점점 더 늘게 되었다. 누구나 카메라만 있으면 유튜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플랫폼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인터넷이 플랫폼 통제 아래 놓이게 됐다. 콘텐츠를 만들고 제공하는 사람보다 콘텐츠를 관리하는 플랫폼이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게 되는 모순과 개인정보 이슈가 대두됐다. 콘텐츠 주권을 제공자나 이용자에게 돌려주자는 것이 '웹 3.0'의 시작이다. 크리에이터들이 그동안 써 온 글·사진·영상 등이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 플랫폼의 수익을 올려 주는 수단일 뿐이었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으며, 크리에이터가 주인공으로 활동하는 플랫폼만이 살아남는 시대를 추구하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웹 3.0이 실체가 없고 단지 가상화폐에 대한 리브랜딩이라는 비판도 있다.

용어 개념을 떠나 현재 플랫폼의 막강한 영향력이 앞으로는 빠르게 크리에이터로 이동하게 되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더 이상 플랫폼에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며 더 광범위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애플과 구글의 수수료 생태계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최대 축제 '비드콘(Vidcon) 2022'에 참석한 에릭 웨이(Eric Wei)는 성공을 위해 크리에이터들이 수익모델 다변화와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위기는 있고 어디에서나 기회는 함께 존재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위기의 우리 경제에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플랫폼유통칼럼]새로운 비즈니스 물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hsryou6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