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시장 붕괴, 대책 안 보인다

[사설]금융시장 붕괴, 대책 안 보인다

한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환율은 1430원을 돌파했고, 증시는 2% 이상 폭락했다.

예견된 일이지만 비상사태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외환위기 상황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순매도세를 강화했고,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도 비상이다.

코스닥 지수는 4% 넘게 급락하며 2년3개월 만에 700선이 붕괴했다. 투자심리 악화는 가상자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일평균 거래금액과 원화 예치금이 각각 53%, 22% 줄어드는 등 가상자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강달러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나비효과를 촉발하며 세계 경제 동조화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통화 스와프를 타진하고 있지만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기업은 이 같은 상황에 지갑을 닫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첫 실행은 환율 방어다.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모두 환율문제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환율 문제는 한국이 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통화 가치를 상승시켜야 하는데 환율이 높아지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증가하게 된다.

미국의 계속된 금리 인상과 긴축 정책이 안전자산인 달러를 선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은 환율 급변동을 제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결책은 기업이다. 요동치는 환율에 버틸 수 있는 체력 좋은 기업이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중장기로는 이 같은 기업을 대거 육성해야 한다. 결국은 기업 규제를 풀고 경제 위기 속 환 위험의 파고를 헤칠 수 있는 행동대장이 필요한 때다.

그런 기업을 정책플랜에 끌어들이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라도 환율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