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덴마크 녹색에너지 기업, 세계 시장 '포문'

[2부]에너지 안보·탄소중립 전환 <8>덴마크 '녹색전환' 현장을 가다(상)

덴마크 겐토프테(Gentofte)의 오스테드 본사 전경.
덴마크 겐토프테(Gentofte)의 오스테드 본사 전경.

덴마크에는 세계 해상풍력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이 즐비하다. 국내에서 쌓은 '트랙 레코드'를 바탕으로 세계 해상풍력 산업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기업 자체적으로도 청정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세계적인 녹색전환 물결을 앞당기고 있다.

공기업 오스테드는 덴마크의 대표 에너지 기업으로 꼽힌다. 세계 1위 해상풍력 개발사인 오스테드는 지난 8월 기준 8.9GW 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단지를 3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육상풍력도 지난해 3분기까지 3GW 규모를 운영하고 있고, 바이오에너지 등 기타 재생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도 갖췄다.

잉그리드 라우머트(Ingrid Reumert) 오스테드 그룹 수석 부사장은 “세계 바다 위의 (해상풍력) 터빈 4개 중 1개는 오스테드가 설치했다”면서 “오스테드는 해상풍력 전담인력만 3000명으로 세계 시장에서 리더십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테드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환한 대표 기업이다. 오스테드는 과거 동에너지(DONG Energy) 시절 화석연료 위주로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의제로 떠오르면서 화석연료 사업이 악화됐다. 2010년에서 2012년까지 3년간 총수익은 37% 줄었고 총 부채는 29% 증가하는 등 재무 압박도 심각해졌다.

오스테드는 2012년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과감하게 전환하면서 수익이 확대됐다. 2016년에는 당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기업공개(IPO)를 하기도 했다. 2040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하는 등 자체적으로도 녹색에너지 선도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라우머트 부사장은 “변혁의 과정에서 회사 자체적으로 배출하는 탄소 배출을 줄였다”면서 “에너지 업계에서는 최초로 과학에 기반한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덴마크의 에너지 인프라 자산 운용사 CIP와 해상풍력 프로젝트 개발 COP 또한 덴마크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CIP는 2012년 덴마크 에너지 산업 분야 경영진과 덴마크 국민연금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약 180억유로 규모 10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COP는 2015년 해상풍력 전문가들이 참여해 설립한 기업이다. 세계에 15개 이상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라스 루스(Lars Gert Lose) CIP 어쏘시에이트 파트너는 “CIP의 파이프라인에 80GW 프로젝트가 있고 이 중 절반 정도는 해상풍력”이라면서 “일반적인 펀드사와는 달리 하이브리드 펀드를 주로 맡고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의 민관협력기구 스테이트 오브 그린은 녹색전환을 위해 민간과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스테이트 오브 그린은 오스테드, CIP, 풍력 터빈 개발 업체 베스타스 등 12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겐토프테·코펜하겐(덴마크)=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