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불러온 민주당의 위기… '국정조사·친문 구애'로 돌파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측근 구속으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 대표와 민주당이 국정조사와 친문 구애로 방향을 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정진상 당대표정무실장 구속 이후 “유검무죄 무검유죄다. 야당 파괴에 혈안인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 민생을 지키는 야당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며 반발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피하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이 대표 스스로가 자초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실 이 대표 취임 이후 당내에서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 실장의 민주당 입성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었다. 결국 우려는 이 대표의 최측근 두 사람이 모두 대장동 관련 의혹으로 구속되며 현실화가 됐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 실장 건과는 다르게 노웅래 의원의 의혹에는 민주당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불만도 생겼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위기 돌파 전략으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꼽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강조한 '유능한 민주당'을 증명하기에도 국정조사는 좋은 시험대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내각과 청와대·지자체 출신 등을 골고루 배치하며 진용을 꾸렸다. 특히 원내대표 재임 시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국정조사를 지휘한 우상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 실장 구속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조응천 의원이 특위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들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앞선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이모·3M 논란' 등을 일으키며 여론의 비웃음을 샀기 때문이다.

국정조사 과정에서 정부가 자료제출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조사에 들어가더라도 정부 측이 제대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진단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친문이나 당 중진에 대한 거리 좁히기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가 취임 이후 당 지도부를 친명계로 채웠지만 여전히 민주당 내 주류인 친문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대표가 지난달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대표의 서해 공무원 관련 기자회견 참석은 갑작스레 이뤄졌다. 당시 당내 일각에서는 친문과의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친문을 향한 이 대표의 거리 좁히기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