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년만' 18세기 거북선 실제 모습 복원 성공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설계도를 CG로 복원한 모습. 사진=채연석 박사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설계도를 CG로 복원한 모습. 사진=채연석 박사

그동안 참고문헌 등을 통해서 모습을 추측했던 거북선이 실제 설계자료를 토대로 완벽하게 복원됐다.

채연석 박사(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는 거북선 건조에 사용했던 설계자료를 토대로 228년 만에 거북선 축소모델과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실제 복원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1795년 왕명으로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은 19세기 초 거북선 건조에 사용한 설계도였다. 이 같은 사실은 채 박사가 최근 '충무공 이순신과 한국 해양 제9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처음 밝혀졌다.

채 박사는 이충무공전서 귀선도설 기술방식이 전통 화약무기, 화차 등 설계자료와 비슷한 점과 거북선 제작 설계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히 기록된 점에 착안해 이 자료가 실제로 거북선 건조에 사용했던 근거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1793~1794년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냈던 신대현이 순조 9년(1809년) 작성한 상소 기록을 통해 당시 거북선 건조를 위한 기본 설계자료로 사용했음을 확인했다.

채 박사는 이충무공전서 귀선도설에서 통제영 거북선을 우선 대상으로 연구에 착수했다.

그동안의 1795년 통제영 거북선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는 주로 조선시대 여객선 개념인 사신선 규격을 참고해 거북선 2·3층 상장(갑판) 크기를 추정했기 때문에 연구자마다 규격이 다르다.

채 박사는 통제영 거북선 상장 크기를 같은 거북선이나 판옥선 규격 특징을 파악해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과거 문헌을 통해 1882년 거북선과 판옥선 저판(밑바닥) 및 상장 규격 기록을 참고했다. 이를 활용해 1795년 통제영 거북선 상장 규격 85척(26.6m), 폭 32척(10m) 규격을 찾았다. 기존에 알려진 거북선보다 상장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단면도. 사진=채연석 박사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의 단면도. 사진=채연석 박사

복원된 거북선 개판(지붕) 또한 전체를 둥글게 씌운 형태가 아니고 3층 갑판 중앙 부분에만 판자를 세우고 지붕을 올린 것이 그동안 알려졌던 거북선 모습과 가장 다른 모습이다.

과거 신기전과 조선 총통 등을 복원한 채 박사는 그동안 복원된 거북선에 대해 제각각인 구조를 지적해온 바 있다. 이후 과학적 접근을 통해 거북선을 복원할 수 있는 복원 연구를 이어온 끝에 이번 복원에 성공했다.

채 박사는 “그동안 거북선 관련 유물이나 사진이 존재하지 않아 실제 모습을 확인하는 방법은 설계도를 찾아서 복원하는 방법뿐이었다”며 “228년 만에 축소모델과 컴퓨터 모델을 통해 18세기 거북선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