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수행한 한국형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사업이 우리나라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한국어 AI 정착을 크게 앞당기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한국형 AI '엑소브레인' 사업이 △국내외 논문 490편 △국내외 특허출원 362건 △기술이전 85억원 △사업화 133억원 △코스닥 상장 2개 업체 등 성과로 국산 AI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엑소브레인 총괄 및 1세부과제는 ETRI, 2세부과제는 솔트룩스, 3세부과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주관했다. 2013년부터 올해 2월까지 총 3단계로 10년간 사업이 진행됐다.
연구진은 검색된 질문에서 자연어 질문의 답을 찾아주는 심층 질의응답 기술, 한국어 언어분석 기술, 딥러닝 언어모델 기반 응용 기술, 지식베이스 기반 추론 기술 등 한국어 AI 기술개발을 진행했다.
2016년 11월에는 인간 퀴즈왕들과 겨룬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 엑소브레인이 참가해 우승하는 성과로 국산 AI 자주권 확보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ETRI는 사업으로 개발한 언어지능 기술과 기계학습 데이터를 국내 R&D 과제 최초로 2017년부터 오픈 API 데이터 서비스 포털을 통해 보급했다. 공개 데이터는 지난해 말 기준 2349개 기관에서 6100만건 이상 사용했다.
2019년에는 구글의 언어모델 버트(BERT) 대비 성능이 4.5% 뛰어난 한국어 언어모델 코버트(KorBERT)를 개발,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엑소브레인 연구진은 이밖에도 10년간 193건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료 85억3000만원, 상용화 133억원 성과를 보였다. 구글·IBM 등 외산 AI 솔루션 국내시장 잠식을 막는 데 기여했다.
언어지능 데이터 및 기술과 관련된 표준화와 다수의 특허·논문 성과도 눈에 띈다.
참여 기관 성과도 이목을 끈다. 2세부 주관기관인 솔트룩스는 2020년 7월, 그리고 1세부 공동기관인 마인즈랩은 2021년 11월, 각각 코스닥 상장을 이뤘다.
후속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ETRI 연구진은 지난해 4월부터 엑소브레인 사업 후속 과제로 자연어처리 기술 설명성을 확장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진행 중이다.
범용성이 좋은 챗GPT와는 달리, 법률이나 금융 등 특화 영역에 유리하다. 신뢰성 있는 설명 근거를 같이 제시한다.
이현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PM은 “엑소브레인은 상용화 시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국책사업 결과물로 국내 AI 기술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밝혔다.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를 총괄한 배경만 ETRI 박사는 “10년간 축적한 엑소브레인 과제 성과가 사장되지 않고 지속 활용되도록 후속 과제로 한단계 발전된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