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가시광 메타렌즈 양산기술 개발

포토리소그래피+나노임프린트
패턴 복제해 12인치 스탬프 제작
TIO2코팅 렌즈효율 90% 달성
초경량 VR기기로 실용성 입증

나노구조체의 배열로 이뤄진 매우 얇고 가벼운 평면 광학 소자 메타렌즈는 2019세계경제포럼에서 10대 미래기술로 선정될 정도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하지만 얇고 가벼운 메타렌즈를 생산하려면 고도로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고 비용 부담도 크다. 국내 연구팀이 비용을 줄이면서 메타렌즈를 대량 생산하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가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전교선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박사팀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가시광선 대역 메타렌즈를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노준석 포스텍 교수
노준석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작에 이용되는 포토리소그래피와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를 결합했다. 우선 고속전자빔으로 하나의 패턴을 만들고, 불화아르곤(ArF) 포토리소그래피로 패턴을 복제해 12인치 크기 스탬프를 제작했다. 그리고 스탬프와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를 이용해 1㎝ 지름을 가진 메타렌즈를 빠르게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기존 나노임프린트 기반 구조체는 굴절률이 낮아 효율이 10%로 낮았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큰 비용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찍어낸 렌즈에 20㎚ 정도의 매우 얇은 이산화티타늄(TiO2) 막을 코팅해 렌즈 효율을 90%까지 향상시켰다. 두 기술을 결합해 간단한 공정으로 고성능 메타렌즈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어 빨강, 녹색, 파랑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초경량 가상현실(VR) 기기를 제작하며 메타렌즈 실용성도 입증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두 기술 시너지를 통해 메타렌즈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이다. 이번 연구는 포스코가 연구비를 지원하는 산(포스코)-학(포스텍)-연(RIST) 융합연구소사업 1호로 선정돼 앞으로 메타렌즈 상용화가 탄력을 받을뿐만 아니라 포스코가 철강 기업에서 미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준석 교수는 “지난 20년간 상용화되지 못하고 연구 단계에만 머물렀던 메타물질 연구를 산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려 실제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로 가시광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타렌즈를 웨이퍼 단위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통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유명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