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빈방미]尹 보스턴클러스터 핵심은 '머니플로우'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보스턴 클러스터의 핵심은 결국 머니플로우(혁신기술에 대한 자본투자)”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과의 첨단기술 협력과 함께 관련 제도 정비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미국 보스턴 랑햄 호텔에서 열린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보스턴 클러스터의 핵심은 결국 머니플로우에 대한 신뢰, 성과물에 대한 공정한 보상체계”라고 판단했다.

보스턴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하버드대학 등 주요 대학과 벤처기업 등이 몰려 있는 바이오 분야 대표 클러스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벤처 기업과 청년들이 바이오헬스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데이비드 브라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원장과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CEO, 데이비드 그로스로 베인캐피탈 파트너, 레베카 맥네일 보스턴 지식재산법협회 회장,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 랩센트럴·바이오랩스 CEO, 제프 스미스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윌리엄 하이트 존슨앤드존슨(J&J) 부회장,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보스턴이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다양한 경험을 전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대표는 바이오 테크의 경우 임상실험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은 자본금의 일부를 바이오 테크에 투자토록 하는 정책 덕분에 충분한 자본조달이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레베카 맥닐 변호사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특허를 통한 독점적 권리 보장, 이를 통한 자금투자, 기업성장”의 선순환 구조 창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연구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위해서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허 공개를 통해 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고, 특허를 가진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기술 매각 등을 통해 기술개발에 대한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미국 변호사는 “정부가 지재권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제고되도록 노력하고, 특히 미국으로 진출하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이 미국 지재권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보스턴의 랩센트럴과 같이 스타트업이 신약개발에 필요한 장비나 사무실 임대 등 불필요한 초기투자 없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정부가 구축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그로스로 베인 캐피털 파트너는 “보스턴 클러스터의 성공에는 '메사추세츠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정부의 역할이 컸다”며 “세금 및 각종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창업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으며, 메사추세츠 기술위원회를 통해 규제완화 등에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 랩센트럴 대표도 “보스턴 클러스터의 경우 다양한 기업과 인재로부터 나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벤처캐피탈, 경영, 법률 기관들과 접목되어 묘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 한국도 이런 강력한 협업체계를 배워나가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관련 제도를 잘 정비하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미국의 과학기술 역량과 한국의 제조생산기술 역량이 결합 된다면 양국 경제 모두에게 윈-윈의 이익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부대행사로 개최된 '투자·현지 진출·지식재산권 상담회'를 둘러보고 상당회에 참여한 벤처·스타트업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상담회를 통해 우리 벤처·스타트업들이 약 1500만달러 이상의 투자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K-바이오 랩허브가 랩센트럴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양자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K-바이오 랩허브는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 인프라 구축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이날 KAIST는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을 비롯해 클러스터 협력 관련 총 4건의 MOU를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미국 애디텀 바이오와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카카오헬스케어는 구글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한 기술협력 MOU를, 지엠에스헬스케어는 웨스트캅과 미국 공공조달시장에 실험실용 냉장고를 납품하기 위한 최대 2000만달러 규모의 MOU 등 총 9건의 바이오 분야 MOU가 체결됐다.

보스턴(미국)=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