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온디바이스 AI로 임베디드SW 산업의 퀀텀 점프를 기대한다

지창건 임베디드SW System산업협회장(MDS인텔리전스 대표).
지창건 임베디드SW System산업협회장(MDS인텔리전스 대표).

정말 편리해진 세상이다.

최근 결혼한 주변 후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청소는 로봇 청소기가 스스로 시간이 되면 움직이고,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요리는 스마트오븐이, 빨래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하고, 집에 오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온도나 공기질을 알아서 조절해 준다고 한다.

어린 시절 과거에서 미래의 생활상을 상상한 그림에서나 보던 일들이 어느샌가 이질감 없이 우리 주변에 자리 잡았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가전과 같은 기계들이 알아서 필요한 일들을 하게 된 것은 그 기계 안에 들어가 있는 소프트웨어(SW) 즉, '임베디드SW'가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임베디드SW는 초창기 일반 가전, 생활기기에서부터 자동차나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기계, 장비를 포함해 군사, 우주개발 등 첨단 분야에서 단순한 일을 수행하는 SW로 시작해, 이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능형 서비스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AI를 내장한 임베디드SW를 업계에서는 '온디바이스 AI'라고 부르고 있다.

2016년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AI 기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클라우드상에서 처리되는 대용량 데이터 학습처리 방식이 아닌 '온디바이스AI'라는 이름으로 AI를 기기 자체에 내장시켜(Embedded) 작동시키는 방식인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오프라인에서도 AI 학습 및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삼성을 위시한 애플, 테슬라 등에서도 해당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임베디드SW가 발전해 가는 결과 온디바이스 AI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임베디드SW 산업은 휴대폰, 각종 기기에 들어가는 드라이버SW를 기반으로 2016년 이전까지 세계적인 수준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다가 정부 정책의 변화와 중국 시장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위태로운 수준으로 하락했다.

우리는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제조산업에서 가장 필요한 임베디드SW의 원천기술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지금은 각 산업에서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온디바이스AI 기술의 경우, 글로벌에서 독점적으로 뛰어난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한번 국가 수준의 R&D투자를 통해서 글로벌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대한민국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와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우수한 해외 SW 기술을 국내에 도입해서 잘 가공해서 판매를 하는 것이 가성비가 좋다라고 한다.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온디바이스AI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추후에는 지능서비스를 위한 핵심기술을 해외의 다른 국가의 기술에 종속되고 결과적으로는 타국에 의해서 경제와 산업이 좌우되는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임베디드SW 기술은 제조 산업의 근간을 둔 대한민국의 기초 전략 자산인 만큼 관련 산업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관심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온디바이스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국내 임베디드SW 기술력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지창건 임베디드SW System산업협회장·MDS인텔리전스 대표 changgun@mds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