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 대기에서 타버릴 것으로 예상하며 버린 우주 쓰레기가 최근 미국의 한 가정집으로 떨어졌다. 천장과 2층 바닥까지 뚫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알레한드로 오테로는 휴가 중 집에 있던 아들에게서 “엄청난 소리와 함께 천장과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현지 매체 윙크TV와 인터뷰에서 “그 정체불명의 물체가 천장을 때릴 때, 다른 방에 있던 아들은 엄청난 충돌음을 들었다. 내 아들을 거의 칠 뻔했다”며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는 믿을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물체가 운석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여행을 계획보다 일찍 끝마친 오테로는 집으로 돌아와 정체불명의 물체를 확인하고, 이 물체가 운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1kg이 채 되지 않는 원통형의 물체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같은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이에 오테로는 플로리다주 지역 매체인 CBS 계열사 '윙크 뉴스'와 인터뷰했고, 온라인에서 해당 물체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했다. 그가 수소문하며 올린 자택 수영장쪽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물체가 떨어지는 모습은 잡히지 않았지만 쿵 하는 소리가 담겨있다.
천체물리학자 조나단 맥도웰은 이를 2021년 3월 나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떨어뜨린 EP-9 배터리 팔레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 물체 추적 사이트 캡처를 공유하며 “칸쿤과 쿠바 사이의 멕시코만 상공에서 재진입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독일에서는 우주에서 파편이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내기도 했다. 독일 국가경보센터 1호 민간보호 및 재난구호 연방사무소는 “3월 8일 정오부터 9일 정오 사이, 큰 우주 물체가 지구의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파편화됐을 것”이라며 “”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맥도웰 박사는 “나사는 주사위를 굴렸고, 불안한 '던지기'를 했다”며 “그 배터리 팔레트는 처리하지 않고 우주에 버리기에는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당초 팔레트는 2톤짜리였고 이 중 지구 대기권에서 불타지 않은 일부 부품이 이날 집에 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우주에서 이 물체를 투척할 당시에도 2~4년 사이 지구로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물체는 현재 나사측이 수거해 플로리다에 있는 나사 케네디우주센터로 보내 분석을 요청한 상태다. 만약 실제 나사측 부품으로 확인되면 연방법에 따라 오테로 가족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현재 우주에는 3만 개 이상의 물체가 떠돌고 있으며 몇 년 안에 지구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우주 쓰레기는 지구에 재진입 과정에서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2035년까지 2년 주기로 인명 피해 혹은 재산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미국 연방 항공국의 예상이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