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입장 밝힌 尹...“국민소통 확대·이재명도 만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더 많은 소통을 약속했다. 총선 엿새 만에 나온 여당 참패에 대한 입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인사와도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비쳤다.

윤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데 모자랐다”고 말했다. 또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바로 정부의 임무이고 민심을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고 건전재정 기조를 고수하는 등 이른바 '선거용 돈 풀기'를 하지 않아 여당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 등 일각의 확장 재정에 대해선 '마약'에 비교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과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 개혁을 비롯한 기존 정책도 더 속도감 있는 결과물을 만들겠다고 했다. 민생토론회도 계속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의 부동산과 금융, 산업, 청년 등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좋은 정책이나 국민이 체감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정책 결과물의 체감이 빠르게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국정과제 완성을 위해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도 당부했다. 민생 예산과 법안을 두고 정부·여당이 야당과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 등에 대해서도 '열려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가 있느냐'고 했는데 그 안에 답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야당과 소통할 때도 늘 여당이 함께 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아직 여당의 지도체제가 완전히 갖춰진 것은 아닌 것 같아 여당을 위해서도, 야당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독회담을 포함해 여당과 다른 야당의 대표들까지 함께 만나는 형식까지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 대표들과 정식 회담을 한 적이 없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