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5% “MBK가 고려아연 인수하면 부정적 노사관계 심화”

국민 55% “MBK가 고려아연 인수하면 부정적 노사관계 심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사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16일 전자신문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근로자 해고, 인력 구조조정 등 부정적 노사관계가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전체 응답자의 55.8%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24.7%)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엔 국민 3명 중 2명(66.3%)이 기술 유출, 핵심 인력 이탈 우려 등 '부정적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경영권 강화를 위해 투자가 이뤄져 지역사회에 고용 창출이 되는 등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11.3%에 그쳤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답변의 연령대는 40대가 6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63.8), 50대(63.0%) 순으로 많았다.

이는 과거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불거진 구조조정 논란과 노사갈등에 대한 학습효과 탓에 고용과 일자리에 있어 MBK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외국인 지배와 출자자금 대부분이 중국과 중동 등 해외자금이라는 측면이 언론에 부각된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고려아연 임직원 2000명(응답률 60%)을 대상으로 실시된 무기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용 불안을 느끼거나 이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비율이 59.6%로 집계됐다.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우려가 급증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답변도 72.8%로 나타났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된 데는 핵심기술 유출 우려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기술은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등 미래 신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핵심기술이 국외로 이전돼 국익을 훼손할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해진 변호사는 지난 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모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노동시장 쪽에서는 사모펀드를 '먹튀 자본'이라고 주로 표현한다”며 “경영상 정리해고는 법적으로 금지되는 게 아니라 막을 수 없지만, 그 규모가 커지면 노동시장 전체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정적 기능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