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고 천명했다.
4일(현지 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그것(가자지구)을 소유하고 현자에 있는 모든 위험한 불발탄 및 기타 무기를 해체할 책임을 지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미국이 가자지구의 파괴된 건물을 모두 평준화하는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 '무한히 많은 일자리와 주택'을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가자지구를 개발하면 “중동의 리비에라('호화로운 향락 도시'를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무슨 권한으로 가자지구를 장악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난 이것을 여러 달 동안 매우 긴밀히 연구했고, 모든 다른 각도에서 봤다”면서 “중동의 다른 나라 정상들과 대화했고 그들도 이 구상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그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벗어나 외부에 '영구적으로' 정착할 것을 제안한 이후 나왔다.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휴전 및 인질 협상에 대해 논의하면서 “사람들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지금 가자지구에서 살 수는 없다. 다른 장소가 필요하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임시 휴전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계획대로 2차 휴전에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부 이주를 제안한 것이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아랍연맹 등 주요 국가들은 2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이주시키는 것은 중동의 안전을 저해하고 분쟁 확대의 위험이 있다며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큰 잔해 더미를 떠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외부 정착을 주장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