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홈플러스 사태로 본 유통 현주소

강성전 플랫폼유통부 기자
강성전 플랫폼유통부 기자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티메프 악몽'을 겪은 유통업계는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하루만에 CJ푸드빌·호텔신라·CGV 등 다수 기업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다. 가전·식품업계는 대금 지연 우려로 홈플러스 납품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는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부터 자금난으로 납품 대금 정산이 일부 지연되는 등 유동성 문제를 겪어왔다. 특히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온라인 생태계로 변화하는 시기에 내부 투자보다는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며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홈플러스 사태는 국내 오프라인 대형마트 산업의 현주소다. 홈플러스 자체의 문제도 컸지만, 국내 유통 산업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e커머스가 대세로 자리 잡는 동안 대형마트들은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로 다른 대형마트인 이마트·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보기보다는 쿠팡·네이버 등 온라인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온라인 비중은 50.6%로 높아졌다. 특히 쿠팡은 국내 유통기업 처음으로 연 매출 4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대형마트 판매액(37조1779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대형마트의 성장은 유통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제정했다. 이에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새벽배송 제한) 등 규제를 받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하며 '규제 개혁'을 추진했으나 정국 혼란으로 동력을 잃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구시대적 규제는 이제 벗을 때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