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랩, PFAS 초음파 분해 장비 개발…2분기 출시

퍼스트랩이 개발한 PFAS 초음파 분해 장비 '캐비톡스'
퍼스트랩이 개발한 PFAS 초음파 분해 장비 '캐비톡스'

국내 스타트업이 초음파 기반 과불화화합물(PFAS) 분해 장비를 개발했다. 세계적으로 PFAS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활용이 주목된다.

퍼스트랩은 PFAS를 필터나 소각없이 초음파만으로 분해하는 '캐비톡스(CAVITOX)'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황보민성 대표는 “캐비톡스는 폐수를 통한 PFAS 분해 실증과 독성평가를 진행했고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며 “2분기 장비를 출시하고 국내외 협력사들을 통해 반도체 기업 등에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퍼스트랩은 2022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원통형의 압전세라믹'을 이용해 중앙부에 초음파 에너지를 모으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로 두 물질을 섞거나 또는 물질을 파괴하는 것으로, 회사는 초음파 에너지를 정중앙에 모을 수 있는 것이 기술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유기오염물질 분해 원리
유기오염물질 분해 원리

캐비톡스는 모듈 형태 장비로 모듈당 일 500~700리터(ℓ) 폐수를 처리할 수 있다. 모듈을 늘리면 처리량을 더 늘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폐수가 '원통형의 압전세라믹' 관을 타고 흐르면서 PFAS 물질이 파괴되는 방식이다.

퍼스트랩은 을지대·서울대와 함께 PFAS를 함유한 폐수로 분해 실증을 진행, PFAS 수치가 기존 4만5933ppb에서 25.936 ppb로 급감한 것을 확인했다. PFAS 물질 내 탄소(C) 체인을 끊어 독성물질이 인체에 잔류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안정성평가연구소(KIT)에서 진행한 제프라피쉬 배아 독성 평가에서는 2~4배 생존률 증가를 확인했고, 서울대·을지대와 이뤄진 인간 세포 독성평가에서도 세포 생존률이 초음파 처리 이후 높아졌다.

PFAS는 '영원한 유해 화학물질'로 불린다. 자연 분해되지 않아 물과 토양에 남아 있고, 식물과 동물을 거쳐 인간 체내에도 축적된다. 하지만 내열성, 내화학성을 갖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 넓게 사용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제조장비 냉각제, 식각액 등에 포함되고 있다.

황보민성 대표는 “산업 폐수에서 PFAS를 분해할 수 있는 장비”라며 “이미 국내외 여러 기업과 논의를 시작한 상황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