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P) 화합물을 도금 핵심 성분으로 활용한 친환경 은(Ag) 도금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최철진)은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이주열, 김세일 박사 연구팀이 독성이 강한 시안화물 없이 은 도금을 할 수 있는 인 화합물 기반 산성 도금 용액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은 도금은 반도체, 전자 부품, 회로기판 등에서 전기 신호 전달 성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다. 기존 은 도금에 꼭 필요한 시안화물은 독성이 매우 강한데다 시안 도금액은 반도체 정밀 패턴을 제작하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에 적용하기 어렵다. 정밀 공정의 경우 산성 도금 용액이 필수적인 이유다.
시안화물 없이 도금하는 기술도 있지만 이는 산성 환경에서 수소 이온의 영향으로 은 이온이 침전되는 문제로 인해 도금 용액이 불안정해져 균일한 은 도금이 어렵다. 도금 용액 안정성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를 넣는 탓에 공정도 복잡해진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산성 환경에서 시안화물과 첨가제 없이도 안정적으로 은을 균일하게 도금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인을 중심으로 3개 다른 원자나 분자가 결합한 화합물인 포스핀 리간드(phosphine ligand)를 활용해 은 이온 침전 없이 안정적이면서도 인 기반 전해질 농도 조절로 도금 질을 높이는 최적 비율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균일하고 강도 높은 은 도금층을 형성했다. 최종적으로 친환경성은 물론 고품질 은 박막 제조와 공정 단순화를 모두 충족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세계 산업용 도금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도금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연구 성과는 반도체 패키징, 전자 부품 등과 더불어 의료기기나 광학 센서, 정밀 부품과 같은 고품질 은 도금이 필요한 산업에도 적용 가능하다.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기술로 수출 확대를 이룰 수 있어 산업적 가치도 크다.
이주열 박사는 “은 도금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반도체 및 전자 부품 제조에 필요한 고품질 도금까지 가능하게 만든다”며 “산업 현장 혁신을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