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내부자 거래?...'관세 유예' 발표 직전 테슬라·애플 등 주식 풀매수

조지아州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애플·엔비디아 등 억대 규모 매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충성파로 알려진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충성파로 알려진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주식 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90일간 상호관세 유예를 밝히기 직전 친(親) 트럼프 하원의원이 수십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영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충성파로 알려진 공화당 소속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은 최근 주식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미 하원의원은 주식 거래에 대해 30일 이내 신고해야 한다. 단, 구체적인 금액 대신 대략적 범위만 기재하면 된다.

자료에 따르면 그린 의원은 지난 8일과 9일, 1001~1만 5000달러 범위에서 21건의 주식 거래를 체결했다. 이틀 간 매수한 주식 총액은 최소 2만 1021달러(약 3000만원)에 최대 31만 5000달러(약 4억 5000만원)에 달했다. 또, 8일에는 5만 1달러(약 7100만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 4300만원) 상당의 미국 국채를 매도하기도 했다.

그가 매수한 종목은 반도체 관련 종목인 엔비디아, 팔란티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 퀄컴에 전기차업체 테슬라,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의류 회사인 룰루레몬, 나이키 등이다.

문제는 그린 의원이 주식을 매수한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오전 “지금은 매수 적기”라며 자신이 설립한 미디어 회사를 홍보했고, 같은 날 오후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발표와 동시에 관세 우려로 연일 하락을 이어가던 기업들의 주가가 일부 회복됐다.

그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하기 직전, 테슬라, 엔비디아, 룰루레몬 등 관세 영향을 받는 업체를 집중 매수한 것이다.

그는 이전에도 반도체와 기술 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상호관세 유예 직전 거래가 유독 늘어났다는 점이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1일 트럼프 측 인사들이 이른바 '내부자 거래'를 했는지 당국에 조사를 촉구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