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2차 경선이 23일 오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선에 진출한 4명의 후보들이 1대 1 맞수 토론의 상대를 직접 지목하며 향후 토론 구도를 결정지었다. 토론 상대 지명을 중심으로 각 후보 간 탐색전이 벌어지며 기선 잡기 경쟁도 치열했다.
![국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4/23/rcv.YNA.20250423.PYH2025042312470001300_P1.jpg)
가장 먼저 김문수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지목했다. 김 후보는 “우리 당이 왜 탄핵까지 오게 됐는지, 그 과정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며 지목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국민 모두가 기대했던 한 후보가 당 대표까지 맡았지만 지금은 당도, 국민도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솔직하고 진지한 토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답했다.
두 번째로 지명에 나선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를 다시 선택했다. 안 후보는 “1차 토론회에서 나눈 대화를 더 완성하고 싶다”며 “김 후보님이 가진 곧은 생각을 국민께 더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금부터 (AI 공부)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또 안 후보는 “김 후보님은 제가 만나본 정치인 중 가장 정직하고 고든 분”이라고 평했고, 김 후보는 “안 후보는 의사인데도 불구하고 의사를 안 하고, 창업을 하시고 또 정치를 하신다. 저는 한 개도 못하는데 다 하고 계셔서 앞으로 또 뭘 더 하실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한 후보는 홍준표 후보를 지명했고, 홍 후보 역시 한 후보를 지명하면서 유일한 '더블 매치'가 성사됐다. 두 사람은 행사 전부터 서로 옆자리에 앉아 “아무도 나를 지목 안 할 것 같다”며 웃으며 합의했다는 후문이다. 한 후보는 “홍 후보님은 매력 있는 분이고 말씀에 깊이가 있다”고 말했고, 홍 후보는 “한 후보는 똑똑하고 잘생겼다”고 짧게 화답했다. 현장에서는 농담과 웃음 속에도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민의힘은 24일부터 이틀 간 지명된 조별 1대1 맞수토론을, 26일에는 4인 합동토론을 진행하며 2차 경선 국면에 본격 돌입한다. 각 후보가 선택한 맞수는 자신이 강조할 공약이나 이슈에 따라 전략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눈치싸움 속 토론 성과에 따라 판세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경선은 민주당과는 달리 진짜 민심이 반영되는 국민의 축제”라며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도 “이번 선거는 대통령 한 분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우뚝 서 갈 수 있느냐, 자유시장경제의 놀라운 번영을 계속 지속할 수 있느냐가 결판나는 선택”이라며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가 선한 싸움을 강하고 담대하게 밀쳐 나가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