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성 KOTRA 사장 “일본이 한국을 찾고 있다…韓·日 이젠 전략 파트너”

강경성 코트라 사장이 12일 일본 오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공동취재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KOTRA)
강경성 코트라 사장이 12일 일본 오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공동취재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KOTRA)

“과거엔 우리가 일본을 따라갔지만, 지금은 일본이 한국 기업을 먼저 찾아오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오사카 엑스포를 계기로 그 변화가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지난 12일 일본 오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공동취재단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산업계가 '디지털 전환(DX)'과 '그린 전환(GX)'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과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성 사장은 “엑스포는 수출과 투자를 유도하는 목적보다,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데 본질적 의미가 있다”며 “이번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가 한일 간 산업 협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산업계 협력 방식도 기존 수직적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제3국 공동 진출 등 파트너십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용민 코트라 일본지역본부장은 “일본 내 톱5 자동차 기업이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부품기업에 현지 납품 협력을 요청해왔다”라며 “자국 공급망으로 커버하지 못하는 공백을 한국 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메우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부품협회에 문의한 결과, 일본 측에서 공동 진출이나 공급망 보완을 위한 협력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뿐 아니라 일본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로도 확산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8개 지자체가 PoC(개념검증) 수행을 위한 한국 기업 소개를 요청했으며, 이는 20~30개로 확대될 가능성이 언급됐다.

실제 협력도 가시화하고 있다. 엑스포와 연계해 열린 '한국 우수 상품전'에는 한국 기업 93개사와 일본 바이어 160개사가 참가했으며, 전력기자재 분야에서 누적금액 517만 달러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강 사장은 “과거에는 우리가 일본의 전력 기술을 배우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한전에 납품했다는 이력만으로도 신뢰받는 시대가 됐다”며 “K-그리드, 즉 한국의 전력 기자재 기술이 일본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소비재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강 사장은 “요즘 일본에서 한국 소비재의 인기가 상당하다. 화장품, 바이오, 식품까지 요청이 많다”며 “백화점들이 한국 기업 제품을 입점시켜달라고 직접 요청할 정도로, 화장품과 바이오 분야는 일본 시장에서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강 사장은 엑스포 의미를 언급하며 “엑스포는 상업 전시가 아니며, 국가가 공식 대표로 참여해 인류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면서 “이번 오사카 엑스포는 한국이 산업 기술과 문화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며, 이를 통해 한일 산업 협력의 질적 전환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