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에 급여하면 메탄을 18% 줄일 수 있는 저메탄 사료 소재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비타민 B1의 활성형 물질인 '티아민 이인산'을 활용해 생산성 저하 없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티아민 이인산은 반추동물 장내 메탄 생성 균의 조효소 결합을 방해해 메탄 생성을 억제한다. 기존 유럽산 3-NOP는 메탄 생성 효소에 직접 결합해 반응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 기전에서 차이가 있다. 축산원은 2020년부터 메탄저감 소재를 탐색했고 2022년 후보물질을 선별해 이듬해이 2023년부터 실제 한우에 급여해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급여 실험 결과 무첨가 사료 대비 메탄 배출량은 평균 18.3% 줄었고 사료 섭취량과 체중 증가율은 동일하게 유지됐다. 기존 메탄저감제는 생산성을 낮추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티아민 이인산은 오히려 증체 효과가 확인돼 농가 수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원은 현재 기술 특허를 완료하고 민간 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기술이전이 이뤄지면 약 1년 내 시험용 시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후 업체가 사료화 과정을 거쳐 심의에 통과하면 농가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축산원 관계자는 “순조롭게 진행되면 1~2년 내 농가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전체 한우 사료의 30%를 저메탄 사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는 유럽 DSM사가 개발한 3-NOP 한 종류만 국내에 등록돼 있으며 일부 사료사에서 제한적으로 사용 중이다. 티아민 이인산은 국산화된 두 번째 저감 소재로 보급 확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해당 물질을 전면 적용하면 연간 약 85만8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축산부문 전체 감축 목표인 330만 톤의 26%에 해당하는 수치다. 메탄은 온실가스 중 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보다 28배 높은 만큼 실질적인 감축 수단으로 평가된다.
비용경쟁력도 갖췄다. 현재 시판 중인 3-NOP는 1kg당 약 3만6000원 수준이다. 반면 티아민 계열 후보물질 중 일부는 합성단가가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이며 효과만 검증되면 빠르게 현장 적용이 가능하다.
임기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원장은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저메탄 사료 소재 기술은 축산분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앞으로도 축산분야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