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천대학교는 한의과대학 이동헌·조희근 교수 연구팀이 한약과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이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건선은 만성 면역 이상으로 피부에 붉은 반점과 두꺼운 각질이 생기는 질환이다.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이 잦아, 다양한 작용 기전을 가진 안전한 치료법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연구팀은 한약과 천연물 성분이 건선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컴퓨터 분석(네트워크 약리학)과 실험을 결합해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네트워크 약리학은 특정 성분이 인체 내 어떤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하는 기술로, 이번 연구에서는 44편의 선행 논문을 바탕으로 주요 면역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한약 성분이 IL-17·IL-23, MAPK, NF-kB 등 다양한 염증 반응 경로를 동시에 조절해 '다중표적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 컴퓨터 예측 결과가 실험에서도 반복적으로 검증되면서 한약이 기존 치료법의 부작용과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안전하고 새로운 대안임을 입증했다.
이동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랜 임상 경험에 기반한 한약의 효과를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석 기법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한 첫 사례”라며 “건선처럼 복잡한 질환에 대해 한의약 기반 신약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면역학 학술지 'Autoimmunity Reviews(IF 9.2, 분야 상위 7.5%)' 5월호에 게재됐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