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게임사들이 다시금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지난해 조단위 매출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한데 이어 주요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제2의 성공 신화'를 꿈꾸고 있다. 급성장한 중국 게임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된 게임성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중국 내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는 빌리빌리, 탭탭 등 현지 앱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출시 직후부터 주목을 받았다. 니케는 2022년 11월 글로벌 출시 이후 한국과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온 모바일 수집형 슈팅 게임이다. 중국 현지에서도 서브컬처 팬의 취향을 자극하며 일평균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엔씨소프트는 텐센트와 협력해 '리니지2M'을 연내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지 서비스명은 '천당2: 맹약'으로 베타테스트 참가자 모집도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와 텐센트는 국내에서 검증된 성공 공식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맞춤형 현지화를 통해 이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르의 전설2'로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K게임 열풍을 일으켰던 위메이드도 올해 3분기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를 선보이며 대륙 진출에 나선다. 베이징 현지에 개발 인력을 배치, 중국 유저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지역 e스포츠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 역시 막바지 현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중국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게임 시장은 1236억달러(약 179조원) 규모다. 한국 시장의 9배에 달한다. 게이머 수는 약 6억 6800만명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손꼽힌다. 다만 판호 발급 불확실성과 중국 게임사의 경쟁력 강화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판호 발급 수가 다시 증가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현지 퍼블리셔와의 협업, 중국 전통문화 요소 반영, UI/UX 최적화 등 정교한 현지화 전략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