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야구' 저작권 갈등 격화…팬덤 기반 생존 전략 주목

불꽃야구(스튜디오C1 홈페이지)
불꽃야구(스튜디오C1 홈페이지)

야구 예능 콘텐츠 '불꽃야구'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제작사 스튜디오C1은 이날 오후 8시 '불꽃야구' 6화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그러나 앞서 공개된 1~5화가 방송사 JTBC의 저작권 침해 신고로 모두 비공개 처리된 데 이어, 6화 역시 차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불꽃야구'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제작했던 장시원 PD와 기존 제작진이 독립해 새롭게 선보인 야구 예능 콘텐츠다. 2022년 첫 방송 이후 JTBC의 대표 스포츠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시즌 1부터 3까지는 장 PD가 이끄는 제작사 스튜디오C1이 제작을 맡았다.

하지만 제작비 정산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JTBC는 시즌 4부터 자체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이후 장 PD와 스튜디오C1은 기존 출연진을 중심으로 유사한 형식의 독자 프로그램인 '불꽃야구'를 론칭했고,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순차 공개하고 있다.

JTBC는 '불꽃야구'가 '최강야구'와 유사한 기획 구조와 출연진을 갖췄다며, 지난 4월 장 PD와 스튜디오C1을 저작권법 위반, 상표법 위반, 업무상 배임, 전자기록 손괴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스튜디오C1은 별도의 기획에 따라 자체 콘텐츠를 제작·운영하고 있으며, 유튜브를 중심으로 공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JTBC는 이와는 별도로 '최강야구 2025'를 오는 9월부터 새로운 제작진과 함께 방송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방송사와 제작사 간의 지식재산(IP)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유사 사례 발생 시의 대응 절차와 콘텐츠 유통 구조에 대한 논의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저작권 분쟁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방송사와의 계약 종료 이후, 독립 제작사의 콘텐츠가 플랫폼에서 차단된 사례를 언급하며 “창작자의 기획·연출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포츠 미디어의 미래는 팬덤 중심의 직접 연결과 데이터 기반 개인화에 있는 만큼, '불꽃야구'의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팬덤이 있는 만큼 OTT를 통해 팬 맞춤형 콘텐츠, 실시간 소통, 굿즈·커뮤니티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유튜브는 저작권 분쟁이 발생하면 법적 판단 이전에 자동으로 콘텐츠를 차단하는 구조로 제작자 입장에서는 언제든 채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환경에 노출된 셈”이라며 “'불꽃야구'가 팬덤 기반의 독립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해 팬들과 직접 연결되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