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협중앙회도 한국은행의 한은공동망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중앙은행 차원의 공개시장운영 대상의 범위가 상호금융기관까지 크게 확대되면서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등 한은과의 실질적인 거래가 필요해진데 따른 조치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지급결제제도 운영·관리절차를 개정해 수협중앙회의 한은공동망 가입 심사에 활용할 재무건전성 기준을 마련했다. 수협중앙회의 한은금융망 가입 희망에 따른 후속 조치다. 중앙은행의 거액결제시스템인 한은공동망(BOK-Wire+)은 금융기관 간의 실시간 자금이체 및 공개시장 거래 정산의 핵심 인프라다.
한은은 이와 함께 한은공동망 참가기관의 가입 충족 조건도 조정했다. 지난해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으로 처음 참여한 상호금융업권의 기준 충족 요건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이용건수 기준 충족이 어려운 기관에는 한은금융망을 통해 공개시장운영 입찰에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수협중앙회도 단위 수협조합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한은과 보다 긴밀히 RP매매가 가능해졌다. 자체 접속을 통해 수탁은행에 별도 업무 지시 없이도 자체적인 RP매매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단위 조합에서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수탁은행의 별도 승인 절차나 중개 과정 없이도 수협중앙회가 한은으로부터 직접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수협중앙회의 한은공동망 참여로 지난해 공개시장운영 대상 기관 확대 과정에서 신규 편입된 상호금융권은 일제히 인프라 구축을 마쳤다. 은행은 물론 보험사, 증권·자산운용사에 상호금융권까지도 중앙은행이 유동성 흡수는 물론 공급까지 가능하게 됐다. 한은의 유동성 관리 범위가 보다 촘촘해진 셈이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 대한 유동성 관리는 한은이 시종 강조해 온 숙제다. 특히 상호금융권의 수신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디지털화 진전에 따른 디지털 뱅크런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은행권 역시 유동성 관리를 통한 금융안정 요구가 커진 영향이다.
한은은 지난 4월 한국금융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심포지움에서도 “향후 본원통화 수요의 불확실성 심화에 대비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수단의 확충 필요성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조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장기 RP매입 제도와 금융불안시 신속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한 대기성 RP매입 제도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