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단 1명뿐인 혈액형 발견…프랑스 과학자 “헌혈자 조사 착수”

68세 여성, 유전적 돌연변이로 유일
“혈액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 본인뿐”
‘과다 음성’ 혈액형, 48번째로 등록
혈액형 〈게티이미지〉
혈액형 〈게티이미지〉

프랑스 연구진이 카리브해 과들루프 섬 출신 여성의 혈액에서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새로운 혈액형을 발견했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혈액형은 여성의 고향 섬 이름을 따 '과다 음성(Gwada negative)'으로 명명됐다.

프랑스 혈액청(EFS) 연구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수혈학회(ISBT) 총회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EFS의 티에리 페이라드 박사는 “그녀는 전 세계적으로 이 혈액형을 가진 유일한 사례로 보인다”며 “혈액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은 본인뿐”이라고 설명했다.

페이라드 박사가 이 여성을 처음 만난 것은 2011년이었다. 당시 파리에 거주하던 68세 여성은 수술을 앞두고 정기 검사를 받았지만, 일치하는 혈액형을 찾을 수 없어 수혈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후 8년간 원인을 밝히지 못한 채 혈액형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전환점은 2019년이었다. 연구진은 고처리량 DNA 시퀀싱 기술을 이용해 여성의 혈액을 재분석했고, 2년간의 심층 연구 끝에 유전체 수준에서 새로운 유전적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에 있는 항원의 종류로 결정된다. 1901년 오스트리아계 미국인 생물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가 개발한 ABO 시스템은 지금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혈액형 분류 체계로, 1930년 그는 이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후 Rh 시스템이 추가돼 ABO식과 조합으로 8가지 주요 혈액형이 규정됐다.

그러나 국제수혈학회(ISBT)에 따르면 ABO와 Rh 외에도 수십 개의 잘 알려지지 않은 혈액형 체계가 존재한다. 2024년 기준 ISBT는 45개의 혈액형을 공식 인정했으며, 이번에 발견된 과다 음성 혈액형은 48번째로 등록됐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토대로 과들루프 지역의 헌혈자를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페이라드 박사는 “혈액형은 유전적 특성이 있어 같은 조상을 가진 지역 집단에서 비슷한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혈액청은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혈액형의 발견은 희귀 혈액형을 가진 환자들에게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