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판 벌이고 '수천건 주식 거래'한 트럼프…'팔란티어' 매수 뒤 '공개 찬양'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15일(현지시간) 귀국하는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15일(현지시간) 귀국하는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 주식을 대거 매수한 뒤 공개적으로 회사를 치켜세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세조종 및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윤리국(OGE) 공개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서 팔란티어를 공개적으로 칭찬하기 수 주 전 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팔란티어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군사 플랫폼 업체로, 최근 이란 전쟁 과정에서 미국 국방부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AI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OGE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분기 동안 수천건의 주식 거래를 진행했으며 전체 거래 규모는 수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공개 자료에는 정확한 금액 대신 거래 금액 범위만 기재됐다.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1분기 중 팔란티어 주식을 약 24만7000달러에서 63만달러 규모로 매입했다.

반면 트럼프는 지난 2월 10일 최대 500만달러 규모의 팔란티어 주식을 매도했으며 이후 약 2주 동안 여러 차례 추가 매각을 진행했다. 그러나 3월 들어 다시 최소 7차례에 걸쳐 최대 53만달러 규모를 재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으로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뒤 트루스소셜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엄청난 전쟁 수행 능력과 장비를 입증했다”며 “우리 적들에게 물어보라”고 적었다.

당시 팔란티어 주가는 1년 사이 최악의 한 주를 보내고 있었다.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의 고평가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면서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던 시점이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주가 부양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팔란티어 장비가 이란 내 목표물 식별 과정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군사적 영향력과 투자 이해관계가 맞물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의 지주회사 성격인 트럼프 기구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자산은 독립적인 제3자 금융기관이 전적으로 재량권을 갖고 운용하고 있다”며 “거래는 금융기관의 자동 투자 절차와 시스템에 따라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트럼프 기구는 특정 투자에 대한 선택이나 지시, 승인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기구 대변인 역시 “거래 활동에 대한 사전 통보를 받지 않으며 투자 결정이나 포트폴리오 운영에도 개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방산·정보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표적인 AI 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정부 계약에서 거두고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군 현대화 정책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개된 자료에서는 트럼프 측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서비스나우, 워크데이 등 주요 AI·기술주도 대규모로 사들인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트럼프 측이 2월 엔비디아 주식을 100만~500만달러 규모로 매수한 지 약 일주일 뒤 엔비디아가 메타플랫폼스와 AI 협력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사전 정보 활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도 트럼프 측은 아마존, 애플, 브로드컴 주식 역시 100만달러 이상 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