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난 친구를 위해 대리모를 자처한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켄트주 메이드스톤 출신의 조지아 배링턴(28)은 15세 무렵 선천성 희귀 질환인 '마이어-로키탄스키-쿠스터-하우저(MRKH) 증후군' 진단을 받고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MRKH 증후군은 여성 생식기의 일부 또는 전체가 선천적으로 결손된 질환이다. 난소는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사춘기 증상은 나타나지만 있지만, 생리나 임신을 하지 못 한다. 외부 생식기는 정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10대가 지난 뒤에야 진단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궁없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배링턴은 항상 엄마가 되는 것을 꿈꾸게 됐다. 그러자 당시 절친한 친구였던 데이지 호프는 '내가 네 아이를 낳을게'라고 약속했다.
배링턴은 친구가 농담으로 자신을 위로한다고 생각했지만, 호프는 농담이 아니었다. 호프는 “16살 무렵부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알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다면, 조지아도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이후, 호프는 첫째 아이를 낳으면서 그 특별한 순간을 친구인 배링턴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배링턴에 “어린 시절의 약속은 아직도 유효하다”며 대리모를 제안했다.
배링턴은 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NHS) 통해 난자 채취와 배아 생성에 드는 비용 5000파운드를 지원받고 친구를 통해 아이를 가지게 됐다. 한 번 유산의 아픔이 있었지만, 두 번째 시도를 통해 무사히 아이를 가지게 됐다.
현재 임신 23주 차인 호프는 임신 중에 발생하는 작은 증상까지 배링턴과 공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본드 터치'라는 전용 팔찌를 착용해 태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함께 느끼고 유대하고 있다. 출산 예정일은 올해 10월이다.
친구 덕에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된 배링턴은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에밀리아(호프의 첫째 딸)와 아기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