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꺾인 K조선…4년 후 일감 찾기 분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HD현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HD현대

국내 조선 업계에 2028년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조선 시장 전체 발주량이 크게 줄었고 중국 저가 공세에 수주량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재 확보한 수주잔량이 소진되는 3~4년 뒤에는 다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 업계는 친환경 선박과 고부가 해양플랜트 중심으로 일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상반기 수주실적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6월까지 76척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63% 감소한 실적이다. 한화오션은 15척을 수주했는데 전년 동기대비 약 40% 줄어든 수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18척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으로도 내림세는 뚜렷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13% 감소한 105억달러를 확보했다. 한화오션(30억7000만달러)과 삼성중공업(26억달러)의 수주액도 각각 40% 이상 감소했다.

글로벌 발주량 감소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6월 세계 누계 수주는 1938만CGT(647척)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특히 6월에만 발주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1% 감소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맞물려 산업 부문의 운송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중국 저가 수주 공세 역시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동안 한국 조선 산업의 성장세를 이끌어 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분석이 따른다.

조선 업계에선 현 상황이 이어지면 현 수주 잔고가 모두 소진되는 3~4년 후 수주 가뭄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조선 업계는 미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의 LNG 수출 확대 전략에 따라 효자 선종인 LNG운반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관련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NG) 등 고부가의 해양플랜트 사업 수주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도 상대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암모니아, 수소, 원자력 추진선 등 친환경 연료원을 활용하는 선박 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미국과 본격적인 협력이 예상되는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 사업도 미래 기대 사업 중 하나로, 향후 함정 건조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글로벌 발주량이 하락했고 올해는 그 규모가 커졌다. 이미 많은 선박이 발주가 된 만큼 추가로 늘어나기는 힘든 상황이다”라며 “수주 잔고가 바닥을 보이는 3~4년 뒤 일감 확보가 중요한 시점으로 친환경 선박과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제품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