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용과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이민곤 삼성전기 MLCC 제품개발팀 상무는 지난 14일 가진 기술 설명회에서 “AI 및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더블 A'를 타겟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고성장이 예상되는 AI 서버용와 전장용 MLCC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댐과 같이 전류를 저장했다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는 부품이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약 2~3만개, 최신 AI 서버에도 2만8000개 정도의 MLCC가 탑재된다.
삼성전기는 정보기술(IT)용 MLCC는 2%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AI 서버용은 6%, 전장용은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서버용 MLCC와 전장용 MLCC는 소형·고용량·고온이라는 공통된 특성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고온(150℃), 고전압(2000V), 충격 및 높은 습도에도 견디는 고성능 MLCC 기술을 통해 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AI 서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듈 여러 개를 실장한 기판을 쌓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MLCC 크기는 작으면서도 용량이 커야 한다. 이 상무는 “이게 대응 가능한 회사는 삼성전기 포함 3곳 뿐이며, 삼성전기는 AI 시장 40%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장용의 경우 사람 생명과 직결되는데다, 가혹한 환경에서 고온·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재료 개발과 내습 특성을 강화하는 미세구조 설계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삼성전기는 MLCC 파우더 입자를 더 작게 만드는 공법을 내재화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MLCC는 세라믹과 금속(니켈)을 섞은 재료를 가루로 만들어 사용한다. 작은 입자의 파우더를 사용해야 더 작고 균일하게 적층이 가능해, MLCC를 작게 만들면서도 용량을 극대화하고 신뢰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이 상무는 “AI 서버용이나 전장용 경우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MLCC 유전체 두께를 줄이면서도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전체 두께를 얇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더 작은 파우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사업장에서 직접 파우더를 제작해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더 작은 파우더를 쓰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