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이동형 로봇 '팔레타이저'를 작업 현장에 투입했다. 단순 반복 작업으로 꼽히는 팔레트 적재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작업자 근무 환경 개선과 업무 효율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인천 글로벌물류센터(GDC)에 박스를 자동 분류해 팔레트에 쌓는 '이동형 로봇 팔레타이저'를 도입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됐던 팔레트 적재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출고 작업의 효율성이 향상됐다는 평이다.
인천GDC는 아시아태평양 8개국 소비자의 주문을 처리하는 글로벌 허브 물류센터다. 주문에 맞춰 상품을 포장한 뒤 각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에 실어 보낸다. 이를 위해서 포장한 박스를 크기와 도착지별로 나눠 팔레트에 적재해야 한다. 이 작업은 반복 동작이 많고 허리를 굽히는 자세가 잦아 신체적 부담이 가중되기 쉽다.

CJ대한통운은 박스를 자동 분류해 팔레트에 쌓는 이동형 로봇 팔레타이저로 작업자 피로도를 대폭 낮추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였다. 로봇은 인공지능(AI) 비전으로 박스 크기를 실시간 인식해 각기 다른 도착지로 가는 여러 크기의 다양한 박스들을 자동으로 분류·적재한다.
특히 기존 고정형 팔레타이저와 달리 앞뒤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구조로 설계돼 최다 4개 팔레트를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 현재 인천GDC에서는 1대 장비가 2개 도시로 가는 출고 작업을 동시에 수행 중이다. 또, 바닥 고정장치 없이 설비를 자유롭게 재배치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장비에 자체 특허를 보유한 '로터리 구조 자동 버퍼 시스템'을 적용했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오는 박스 크기와 적재 가능 여부를 AI가 판단해 적합하지 않은 박스를 버퍼 공간에 임시로 놓아두었다가 가장 효율적인 순서에 따라 자동으로 적재한다.
구성용 CJ대한통운 자동화개발담당은 “물류 현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현재 사우디에 건설 중인 GDC에도 초격차 기술 역량을 적극 이식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