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솔트웨어(대표 이정근)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팜 구축에 나선다. 열사의 땅 중동에서 10여 년간 기술을 축적해온 솔트웨어가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나선 것이다.
솔트웨어는 지난 19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NABTH ALMASHRA Trading(회장 아흐메드 알잘라젤)과 AI스마트팜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총 45억원 규모의 사업비로 1헥타르(약 3000평) 스마트팜 시설과 4200㎡(약 1400평) 식물공장을 구축하고, 향후 재배 면적을 확대해 대규모 AI 스마트팜 사업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리야드 북쪽 250km 떨어진 AL-GHAT 지역에서 추진된다. 솔트웨어는 앞으로 두 달간 세부 건축설계 및 냉방기 설계를 마친 뒤, 오는 10월 착공할 예정이다. 시설 완공 후 스마트팜에서는 토마토를, 식물공장에서는 새싹채소, 버섯, 토마토 육묘 등을 재배한다.
특히 사우디 측은 사업의 지속 운영을 위해 솔트웨어와의 합작조인트벤처 설립을 제안했다. 이 조인트벤처는 향후 25년간 스마트팜 운영과 수익 분배를 공동으로 수행하며, 마케팅과 판매는 사우디 측이 전담할 예정이다.
솔트웨어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사막형 AI 스마트팜 기술의 해외 확산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회사는 2011년부터 AI 기반 농업 기술을 연구해왔으며, 2020년 카타르에 500평 규모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토마토 재배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로 추가 사업이 중단됐지만, 중동 지역에서의 실증 경험이 이번 사우디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솔트웨어는 자체 개발한 AI 클라우드 기반 IoT 데이터 수집 기술, 고해상도 카메라 기반 작물 영상 분석 시스템, AI생성형 언어모델(Sapie sLLM)을 활용한 생육·질병 진단 시스템 등을 통해 기존 스마트팜과 차별화를 꾀한다. 이 기술은 2024년 미국 Weights & Biases 경연대회에서 오픈소스 부문 1위를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받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농업 시설 수출을 넘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농업 생태계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는 '비전 2030' 전략의 일환으로 식량 자급률 제고를 추진 중이며, 스마트팜은 주요 정책과제로 포함돼 있다. 사우디 정부는 현재 '국가 스마트 농업 프로그램(National Smart Farming Program)'도 추진하고 있어, 이번 사업의 성공은 K-스마트팜 확산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이정근 솔트웨어 대표는 “국내 농업기술연구소와 협력해 축적한 생육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막 환경에 최적화된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중동 농업 시장에서 K-스마트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