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병용으로 치료 효과 극대화”…현대ADM, 가짜내성 치료제 '페니트리움' 임상 결과 공개

현대ADM바이오가 암 치료 장애물로 꼽혔던 가짜내성 극복에 도전한다. 비임상시험에서 확인한 종양 축소 효능을 국제 학회에 알리고, 글로벌 임상에 돌입할 계획을 세웠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대표 내정자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암 병용치료제 '페니트리움'을 소개하고 있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대표 내정자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암 병용치료제 '페니트리움'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ADM바이오는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암 병용치료제 '페니트리움'의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5년 미국암연구학회(AACR188)에서 가짜내성 현상을 실험쥐와 반려 환자견 등 동물 비임상모델에서 입증한 데 이어 후속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가짜내성은 종양을 둘러싼 세포외기질(ECM)이 약물 반복 투여로 인해 변성이 생겨 딱딱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ECM이 경화되면 항암제 침투 역시 쉽지 않아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현대ADM이 모회사 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개발한 페니트리움은 ECM을 연화시켜 암 치료제가 종양 중심부까지 통과하도록 돕는다. 회사는 동물 실험에서 면역항암제와 페니트리움 병용투여 시 단독투여군 대비 치료 효과가 최대 1.45배 높은 것을 확인했다.

현대ADM은 난치성 암종으로 꼽히는 췌장암과 삼중음성유방암을 대상으로 인체 조직을 그대로 옮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회사에 따르면 췌장암 대상 시험에서 페니트리움과 기존 항암제 병용요법으로 암 주변 방어벽을 형성하는 암 연관 섬유아세포(CAF)와 암세포가 소멸됐다.

삼중음성유방암 대상 시험에선 페니트리움이 3세대 항암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효과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인 Anti-PD-1과 병용 투여한 결과 전이 바이오마커가 최대 96% 감소했고, 원발 암 종양 크기는 59.1% 축소됐다.

임상을 수행한 박종환 노드큐어 대표는 “삼중음성유방암은 세포외기질이 매우 두껍고 전이가 활발한 암종”이라면서 “페니트리움의 미세환경 개선 효과뿐 아니라 전이 억제 효과까지 검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현대ADM바이오 연구소장이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암 병용치료제 '페니트리움'의 췌장암 오가노이드 대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김수정 현대ADM바이오 연구소장이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암 병용치료제 '페니트리움'의 췌장암 오가노이드 대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ADM과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10월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미국암학회(AACR308)·유럽암학회(EACR) 공동주관 국제암학술대회에 참가해 페니트리움의 가짜내성 극복 기전과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실험·전이 억제 비임상 데이터를 종합한 논문을 발표한다.

국제 학계 과학적 검증을 통과한 후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임상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현대ADM은 이번 페니트리움 임상을 계기로 기존 임상시험수탁(CRO)에서 신약개발로 사업을 확대한다. 회사는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신임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수정 연구소장도 사내이사로 등재해 책임경영을 실천한다.

조 대표 내정자는 “시장과 신약개발 일정을 소통하고 개발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받기 위해 이번 연구결과 발표회를 마련했다”면서 “오는 2028년이면 면역항암제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병용 파트너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페니트리움이 최적의 병용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임상 확장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