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변수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자진사퇴 시점을 전후로 당권주자의 입장이 엇갈린 탓이다. 친명(친 이재명)계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면서 전당대회가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에 도전 중인 박찬대 의원은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여론을 살폈다. 인사권자한테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것보다는 민주당과 의원들, 국민들 모두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서로 교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오후 강 전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공교롭게 강 후보자는 박 의원의 입장문 이후 약 20분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날부터 이어진 이러한 박 의원의 입장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여당과 지도부가 먼저 희생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정책적 보조를 맞추되 정무적 결정에 따른 부담은 대통령이 아닌 여당과 지도부가 안아야 한다는 의미다.
사퇴 직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강 전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은 다수였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2명을 대상으로 관련 의견을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부적합하다는 의견은 60.2%로 집계됐다. 적합하다는 의견은 32.2%에 그쳤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60%대 중·후반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큰 차이다.
또 지난 21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강 전 후보자의 임명 강행 기류와 관련해 “여당 지도부의 의견이 가장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여당이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강 전 후보자의 사퇴·지명 철회 등을 반대했다고 읽힐 수도 있는 대목이다.
강 전 후보자 사퇴는 내달 2일 치러질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정청래 의원이 박 의원과 다른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강 전 후보자의 보좌관 갑질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공개적으로 엄호했던 정 후보는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했다. 사실상 강 전 후보자 임명 강행을 원했던 일부 당심에 지지를 호소하는 모양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박 후보자가 튜닝을 해서 강 전 후보자가 사퇴하는 쪽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할까 그러면 남은 시간 동안 권리당원 55%의 표심이 어떻게 될지 단언할 수는 없다. 반전 표심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