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종엽(25) 루트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포스텍(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4학년재학 중 '브랜드 캐릭터 개인화 AI'라는 독창적인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년전 CES 2023에서 국내 최연소로 혁신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구글과 오픈 AI의 글로벌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연달아 선정되며 기술력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선종엽 대표는 “최근 UC버클리에서 학교 마스코트 '오스키(Oski the Bear)'를 학생들의 얼굴에 맞게 AI로 개인화해주는 이 벤트를 열자 4시간 이상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너무 귀엽다', '나와 똑 닮았다'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며 시장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루트라의 핵심 기술은 브랜드의 고유 자산인 캐릭터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용자 개인의 특징을 완벽하게 이식하는 것이다. '지브리풍'처럼 단순히 화풍만 바꾸는 일반 AI 이미지 생성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캐릭터의 손가락 개수, 꼬리 모양, 고유 색상 등 브랜드가 설정한 핵심 특징(Key Feature)은 그대로 유지한 채 사용자의 헤어스타일, 표정, 안경 착용 여부 등을 반영한다. 이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도 고객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캐릭터'를 선물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루트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이벤트 기반 라이선스 제공이다. 기업은 월 구독료를 내거나 이벤트 단위로 계약해,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개인화 AI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선 대표는 “카카오프렌즈처럼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국내 대다수 기업과 공공기관은 수억 원을 들여 만든 브랜드 마스코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캐릭터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고객과 브랜드를 잇는 강력한 정서적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루트라는 당초 2021년 블록체인과 사진콘텐츠를 결합한 서비스 'Clam'으로 창업했다. 당시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NFT 총감독을 맡아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체험형 축제를 성공적으로 만들어간 경험을 바탕으로, 캐릭터 콘텐츠로 한 층 더 재미를 더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KAIST UX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과하지 않은 캐릭터 변형 기술을 확보해 완성도를 높였다. 2025년에는 구글, 오픈AI의 글로벌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잇따라 선정됐다.
선종엽 대표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지만, 기술은 결국 사람에게 감동을 주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이처럼 기술에 대한 공포를 따뜻한 활용으로 잠재운다. 더욱 직접적인 접점을 위해 B2B시장을 넘어 B2C로의 본격적인 확장을 준비 중이다.
그는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기업에게 제공하던 블록체인 콘텐츠 Clam을 소비자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실물 카메라에 결합하여 제공할 예정이며, 일상 속에서 인터랙션이 넘치는 캐릭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국내외 전시, 축제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업하여 공동 컨텐츠를 개발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