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반도체·車 주요 통상협상
대미 투자·구매 세부계획 공유
트럼프와 관세 담판 사전 준비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엿새 앞두고 방미에 동행하는 기업인들과 만났다. 이번 회담 핵심 의제로 부상한 대미 투자 열쇠를 쥔 재계와 원팀모드로 대응 전략 수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일 순방 동행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최대 목표는 경제를 살리고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있다”며 “수출 여건의 변화로 정부와 기업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자리는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 회담을 계기로 마련됐다.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주요 의제로 거론되는 대미 투자 방안 등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관련해 대응 전략 수립에 고심 중이다.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초청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약 2시간가량 기업인으로부터 상호·품목 관세 등으로 인한 어려움과 대미 세부 투자 계획 등을 청취했다. 한미 간 핵심 협력 분야이자 주요 통상협상 대상 분야로 꼽히는 조선·반도체·자동차·방산·바이오·에너지 등 분야에서 세부 투자·구매 계획을 공유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현대차, LG, SK 등이 이미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증설을 추진 중인 만큼 현지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 등 조선 관련 기업은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참여 방안 등을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을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방미 기간 구체화한 한미 공급망 협력 강화, 현지 반도체 투자 확대 계획 등을 기반으로 이 대통령과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지속해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 고부가 일자리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미 협력의 상징이 된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와 관련한 그룹 차원의 계획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대미 투자 계획과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총 3500만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대미 투자액 중 1500억달러(약 208조원)는 '한미 조선업 협력펀드'에, 2000억달러(약 278조원)는 반도체·원전(원자력 발전)·2차전지·바이오 분야 대미 투자펀드에 투입된다. 미국산 에너지 1000억달러(약 139조원) 구매 등 추가 대미 투자 규모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