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연세대-MIT 공동연구팀 전기차 배터리 화재 시작점 분자 단위로 규명

연구를  진행한 연세대학교 홍종섭 교수와 김민욱 박사(사진=연세대)
연구를 진행한 연세대학교 홍종섭 교수와 김민욱 박사(사진=연세대)

연세대는 연세대와 MIT 공동연구팀이 진행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출발점이 되는 '고체전해질계면층'에서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지 물질별로 정밀 분석한 국제 공동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에너지 소재 분야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터리얼스'에 지난 온라인 게재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홍종섭 교수와 미국 MIT 기계공학과 Ahmed F. Ghoniem 교수가 공동으로 이끌었으며, 김민욱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다.

리튬이온전지는 고에너지 밀도를 바탕으로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전력 저장 장치에 널리 사용되지만 일정 온도 이상 되면 내부 물질 간 발열 반응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열폭주현상이 일어나 화재 및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열폭주의 시발점이 양극에서의 산소 방출이 아니라, 고체전해질계면층의 분해 반응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체전해질계면층은 전지 음극 표면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얇은 보호막으로, 리튬이온의 이동은 가능하게 하면서도 전해질과 음극재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유기·무기 화합물이 복합적으로 구성돼 있어 각 성분이 어떤 온도에서 어떤 반응을 통해 분해되며 열폭주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정량적 정보는 부족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분석 기법과 MIT의 고성능 분석 기술을 활용해 고체전해질계면층 구성물질이 전해질 염의 분해 산물을 만나면서 유독가스를 방출하고, 중간 생성물을 거쳐 최종적으로 전환되는 단계별 반응 경로를 규명했다.

[에듀플러스]연세대-MIT 공동연구팀 전기차 배터리 화재 시작점 분자 단위로 규명

이번 연구는 기존 고체전해질계면층을 단일한 보호막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구성물질별 반응성을 분자 수준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크다.

분석 결과는 향후 ▲고안전성 전해질 설계 ▲첨가제 개발 ▲열폭주 저감 알고리즘 구현 ▲배터리 시뮬레이션 모델 구축 등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산업계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전해질 염과 고체전해질계면층 사이의 실제 반응 경로를 실험적으로 입증함으로써, 상업용 배터리 시스템에 바로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혜안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홍종섭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지 내부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화학반응이 무엇인지, 그 반응이 어떤 경로를 통해 열과 유독가스로 이어지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명확히 정리한 첫 사례”라며 “배터리 화재의 초기 징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핵심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