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체 신장(콩팥)의 배관망 구조와 기능을 정밀 모사한 인공 미니 신장이 나왔다.
박태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과 김동성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신장 연결 구조와 세포 기능을 재현한 인공 미니 신장(신장 오가노이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사람 신장은 '정화 장치'인 100만개 네프론으로 구성돼 있고, 이 네프론 속을 지나 집합관으로 노폐물이 모여 배출된다. 기존 실험실에서 만든 오가노이드는 이 집합관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빠져 있고, 네프론 안의 정화 세포들도 덜 성숙해 진짜 신장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공동 연구팀은 세포 배양 과정에 저산소 환경을 조성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배아 세포가 성장하는 환경은 산소가 풍부하지 않은데, 이를 실제처럼 모사하자 역분화줄기세포가 네프론 세포뿐 아니라 집합관으로 이어지는 세포까지 함께 만들어냈다. 이 두 계열 세포는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성장했고, 여러 네프론이 집합관과 유사한 구조로 연결되면서 실제 신장과 가까운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유전체를 분석해 세포 구성과 성숙도가 실제 신장과 높은 유사성을 지닌 것을 확인했다.
인공 미니 신장은 응용 측면에서 질병에 걸린 장기 상태를 재현하는 '질환 모델링'이나 약물 독성 평가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미니 신장으로 세관 전체에 낭종이 퍼진 다낭신 질환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고, 신독성 항암제를 투입할 때 기존 오가노이드보다 훨씬 민감하게 독성을 감지했다.
박태은 교수는 “배아 세포 성장 환경을 재현해 구조와 기능을 모두 개선한 미니 인공 신장을 만들었다”며 “질병 치료제 후보군을 탐색하고 독성을 제대로 예측할 수 있는 동물실험 대체용 오가노이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8월 21일자 온라인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