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강홍규 차세대에너지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이광희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차세대 반투명 유기태양전지(ST-OPVs)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반투명 유기태양전지는 빛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는 유기태양전지(OPVs)의 한 형태로, 가시광선의 일부를 투과시키는 특성을 갖는다. 창문이나 건물 외장재처럼 투명성이 요구되는 곳에 적용할 수 있으며,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차량용 태양광(VIPV), 휴대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반투명 구조의 특성상 투명도(AVT)를 높이면 발전 효율(PCE)이 떨어지고, 발전 효율을 높이면 투명도가 줄어드는 상충 관계(trade-off) 때문에 두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소재인 전자주개 함량을 줄여 투명도를 높이고, 대신 전기 흐름이 원활히 이어지도록 돕는 정공 수송 첨가제(Me-4PACz)를 도입했다. Me-4PACz는 태양전지의 광활성층 내부에 고르게 퍼져 있으면서 동시에 전극 표면에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는 얇은 층인 홀 전송층(HTL)을 스스로 형성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전기가 이동하는 길(전하 이동 경로)이 최적화되고 불필요한 손실이 줄어들어 높은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오스카르 샌드버그 핀란드 아보 아카데미대학교 박사 연구팀과 함께 전기·광학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첨가제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첨가제가 태양전지 내부의 계면과 벌크 두 영역에서 모두 작용해 전하가 다시 만나 소멸되는 재결합 현상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메커니즘 덕분에 전류 손실이 줄고 소자의 수명도 늘어나 반투명 유기태양전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제 성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평균 가시광선 투과율(AVT) 37.53%, 전력 변환 효율(PCE) 10.7%를 달성했다. 두 지표를 종합 평가하는 광 이용 효율(LUE)에서도 최고 수준인 4.01%를 기록하며 동일 조건 내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중 최상의 성능을 구현했음을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기존처럼 복잡한 다층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단순한 소자 설계로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반투명 유기태양전지가 실제 응용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강홍규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분야의 오랜 숙제였던 투명도-효율 간 상충관계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건축물 창호나 차량 유리 등 투명 구조물과 결합한다면, 도시의 친환경 에너지 자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