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사 자체브랜드(PB) 납품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을 높이는 핵심 사업으로 나타났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와 한국유통학회는 지난 23일 진행한 웨비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웨비나에서는 국내 유통 시장 내 PB상품의 순기능을 논의했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 연구진은 지난 7~8월 국내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사에 PB 제품을 납품하는 전국 중소기업·소상공인 233곳을 대상으로 설문(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6.42%) 을 진행했다.
설문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유통사 PB 납품으로 기업당 평균 9억9000만원, 연평균 약 2억5000만원 순이익(순편익)을 얻었다. 응답 기업의 66.4%가 '플러스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PB 납품 기간은 6.54년이다.
강 교수는 “PB 계약이 중소기업에게 실질적 경제적 편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연평균 2.5억원의 순편익은 중소기업의 매출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수준이며, 이는 PB 계약이 단순한 거래관계를 넘어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PB 계약(납품 시작) 당월을 100으로 설정한 '매출지수'를 기준으로, 납품 전 후의 매출 추이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납품하기 2년 전 평균 86.0에서 납품 2년 후 142.0으로 올라 약 65% 증가했다. 상승 곡선은 납품 6개월 이후부터 가파르게 올라갔다. 전라·제주(77.8→158.9), 경상권(85.4→158.1)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성장 폭이 더 컸다.

특히 직원 수 5~29명 작은 기업이 83.4에서 151.2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총매출에서 PB제품의 기여도도 소규모 기업일수록 컸다. 5인 미만은 45.9%, 5~29인은 42.7%로 나타났다. 30인 이상 37.1%이다.
업종별로는 신선식품 기업의 순편익이 평균 24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오피스·사무용품 업종도 '플러스 효과'를 나타냈다. 거래 유통사별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과 두가지 형태의 유통사에 동시 납품하는 경우 순편익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과 편의점, 대형마트+편의점 병행이 상위에 랭크됐다.
중소기업 PB납품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꼽혔다. 조사 기업의 71.7%는 'PB 납품이 생산·납기 계획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고 답했다. 반품·불량률은 대체로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한 마케팅·판촉비는 응답 기업의 72%가 0원이라고 답했다. 브랜드 마케팅을 유통사가 맡으면서 개별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대부분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앞으로 거래를 확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확대 의사 76.8%, 유지22.3%, 축소·중단 응답은 0.9%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PB납품이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거래 안정성, 예측 가능성, 비용 구조 개선 등 중소기업 성장의 실질적 기반이 되고 있다”면서 “업종, 규모, 지역, 온라인 매출 집중도에 따라 효과 차이가 나는 만큼, 상황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