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연구진이 피코초(1조분의 1초) 단위에서 발생하는 전류 전환(음성→양성) 현상을 규명했다. 차세대 초고속 인공지능(AI) 연산, 양자정보 소자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 응용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지희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2차원 반도체-금속 반데르발스 계면에서 빛으로 유도한 전기장이 순간적으로 반전하면서 광전도 신호를 바꾸는 메커니즘을 규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naces)' 9월 12일자에 게재했다.
기존에는 2차원 반도체-금속 계면의 내부 전기장을 정적이라 가정했기 때문에 광전도 신호의 초고속·정밀 제어가 불가능했다. 광전도 전환을 제어하려면 게이트 전극, 분극 소자, 가스 압력 조절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고, 전환 제어 응답 속도 또한 나노초(10억분의 1초)에서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수준에 머물러 초고속·초저전력 소자 구현까지는 어려웠다.

김지희 교수팀은 초고속 광전류 분광법(UPS)을 활용해 이텔러륨화몰리브덴·백금(MoTe2·Pt) 접합 계면에서 광여기(빛에 의해 들뜬 상태) 전하가 계면내 전기장을 동적 반전시켜, 음성 광전도(NPC)가 양성 광전도(PPC)로 전환되는 현상을 피코초 단위로 직접 관측했다.
김 교수팀은 관측 결과를 토대로 전압-프로그래머블 NPC-PPC 광검출기 구조를 자체 구현하고, 수㎷ 수준의 미세 전압만으로 전류 전환 시점을 피코초 단위로 정밀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피코초 단위 제어 소자는 게이트 전극이나 외부 추가 모듈 없이 음·양 광전도 전환 모드를 선택적으로 구동할 수 있다. 이는 기존 광검출기의 구조적 복잡성과 전력 소모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금속-2차원 소재 계면에서 빛-계면 상호작용에 의한 전류 응답을 피코초 단위에서 가역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한 최초 사례”라며 “향후 펨토초 단위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